라임자산운용펀드 환매 중단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특수수사 경험이 있는 검사 2명을 추가 파견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법무부가 거절한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조상원)는 최근 윗선에 구두로 “피해자와 피해 규모가 늘어나고 있어 내부 충원이 어렵다. 특수수사를 해본 검사 2명을 더 파견해달라”고 요청했다. 우리은행과 케이비(KB)증권·대신증권 본사, 금융감독원 등 압수수색을 마친 수사팀은 압수물 분석을 끝낸 뒤 추가 인력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이에 대검찰청은 동의했으나 법무부가 “사건 초반이고 현 단계에서 인력을 더 내줄 수 없다”는 취지로 거절하면서 검사 추가파견은 없던 일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수사팀엔 검사 9명이 소속돼 있다. 검사 파견은 일반적으로 파견기간이 한달 이내인 경우 검찰총장 선에서, 한달이 넘어가면 법무부와 대검의 협의로 결정해왔다. 지난 2월 윤석열 검찰총장은 라임 수사팀에 서울중앙지검 소속 검사 3명과 서울동부지검 소속 검사 1명을 서울남부지검에 파견하도록 지시한 바 있다.
라임자산 사건은 지금까지 드러난 투자 손실이 1조원대다. 이런 규모의 사건에 검사 파견을 법무부 선에서 거부하는 건 이례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 차장급 검사는 “라임 수사팀 인력은 다른 중요 사건들과 견줘볼 때 지금도 많은 편이 아닌데 법무부가 명백한 이유 없이 승인해주지 않는 건 이례적”이라며 “국민적 피해도 크고 의혹이 많은 사건일수록 초반에 수사 진도를 빼는 게 중요하다. 자칫하면 법무부의 수사 방해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지적에 법무부 관계자는 “내부 협의한 공공기관 인사자료는 기본적으로 확인해줄 수 없는 내용”이라고 답했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법무부의 ‘파견인력 최소화 방침’에 따른 결정이라고 알고 있다. 파견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최근 압수수색 자료 분석을 마친 수사팀은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관계자들 소환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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