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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출근 겁나는 콜센터 상담원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심정”

등록 2020-03-11 18:27수정 2020-03-11 18:52

구로구 집단감염에 다른 곳도 불안 호소
“우릴 소모품 취급…아파도 당일 연차 못써”
“회사 방역 안해…알아서 개인위생 지켜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비스연맹 관계자들이 11일 낮 서울 서대문구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콜센터 근무환경이 전염병에 취약하며 최근 서울 구로구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 일어난 코로나19 집단감염은 예고된 참사라고 설명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비스연맹 관계자들이 11일 낮 서울 서대문구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콜센터 근무환경이 전염병에 취약하며 최근 서울 구로구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 일어난 코로나19 집단감염은 예고된 참사라고 설명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요즘 콜센터 상담원들은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심정으로 출근합니다. 좁은 공간에 마스크 사용이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몸이 아파도 당일에 연차를 쓸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가 정해놓은 법이 상담사들에게는 소용이 없어요.” (콜센터 노동자 ㄱ)

“코로나19 발생 이후 회사 차원의 내부 방역이나 마스크 지급은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재택근무는 상상해본 적도 없죠.” (콜센터 노동자 ㄴ)

서울 구로구의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하면서 다른 콜센터 노동자들의 집단감염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는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비스연맹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 집단감염 사태는 감염병에 취약한 근무환경을 방치하고 노동자를 단순 소모품으로 취급하는 관행이 만들어낸 예견된 인재”라며 “집단감염 위험에 노출된 콜센터 노동자들을 보호할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콜센터 노동자들은 노동자를 실적내기용 소모품으로 취급해온 사쪽의 행태가 이번 집단감염 사태의 배경이라고 꼬집었다. 손영환 서비스연맹 고용정보지회장은 “몸이 아파 당일에 연차를 써야겠다고 말해도 상담원들한테 이런 부분이 지켜지기 어렵다. 콜센터는 실적에 모든 것을 맞추고 상담원들을 소모품으로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윤선 서비스연맹 콜센터지부장도 “콜센터 상담원들은 하루에 고객과의 통화를 얼마나 했는지, 고객 평가에서 몇점을 받았는지 등에 따라 실적이 매겨지는데, 법에서 정한 연차를 쓰는 것도 실적에 반영하는 곳이 있다. 연차 외 병가는 대부분 무급”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회사가 감염병에 취약한 콜센터 근무환경을 방치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김라미 서비스연맹 에스에이치(SH)콜센터지회장은 “코로나19가 발생한 뒤 회사 내부 방역은 한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시스템도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재택근무를 한다는 것은 상상해본 적도 없는 일”이라고 호소했다. 이 지부장도 “코로나19와 관련된 방역은 상담사 개별적으로 알아서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으로 한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을 비롯한 원청회사가 하청회사인 콜센터업체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지회장은 “이번 사태 전에 확진환자가 나오면 연차를 줄 계획이 있는지 에스에이치공사 쪽에 물어본 적이 있다. ‘도급사의 상담사들은 도급사에 물어보라’, ‘우리 직원이 아니라 준비된 사항이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서비스연맹은 지난 10일 성명을 통해 △모든 콜센터에 대해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매일 방역을 할 것 △고객사(원청사)가 책임질 것 △책상 키보드, 휴대전화 소독을 위한 알코올 솜을 매일 지급할 것 △노동자가 몸 이상 신호를 호소하면 즉각 자가격리가 가능하도록 조처할 것 △휴업수당을 지급할 것 등을 요구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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