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 강서구 방화동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청사가 코로나19로 인한 일본의 입국제한 여파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9일부터 일본에서 들어오는 모든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특별입국절차’를 실시하기로 한 가운데, 시행 첫날 이 절차를 거쳐 들어온 사람이 모두 437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코로나19 감염 증상을 보이거나 연락처를 제출하지 않은 이는 없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1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9일 0시부터 시작한 일본발 입국자를 상대로 한 특별입국절차 도입 결과를 설명하며 이렇게 밝혔다. 중대본 설명을 들어보면 9일 하루 동안 일본에서 국내로 들어온 항공기는 11편, 선박은 10편이다. 방역 당국은 탑승객 437명에게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했으며, 이 가운데 코로나19 감염 증상을 보이거나 연락처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사례는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 2주 동안 일본에서 들어오는 이는 하루 평균 4770명에 달했지만 특별입국절차를 시작한 이날 일본발 입국자 수는 518명으로 크게 줄었다.
일본 정부가 지난 5일 한국에서 들어온 입국자를 14일 동안 격리하겠다고 발표한 뒤, 한국 정부는 중국발 입국자에게 적용하고 있는 특별입국절차를 일본발 입국자에게도 확대 실시하기로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일본발 입국자는 공항에서 발열 여부를 확인받고, 특별검역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국내 체류 주소와 연락처를 반드시 알려야 하며, 자가진단 앱을 의무적으로 설치해 입국 뒤 14일 동안 매일 이 앱을 통해 발열, 기침, 인후통 등 의심증상 발현 여부를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 이틀 이상 의심증상을 보일 때는 질병관리본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집중 관리를 한다. 자가진단에 응하지 않은 이한테는 경고 메시지가 나가고 법무부, 경찰청 등이 공조해 위치 파악 등 사후조치를 실시한다.
특별입국절차를 다른 나라들로도 확대할지 여부를 두고 윤태호 방역총괄반장은 “유럽이라는 국가 전체가 하나의 단일 생활권, 하나의 공동체다. (확진자 급증은) 이탈리아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어서 (특별입국절차 확대는)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탈리아, 이란 등 확진자 수가 최근 급격히 증가하는 국가들을 예의주시하여 중앙방역대책본부와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며 “(해당 나라의) 확진자 수뿐 아니라 주변 국가의 전파 (가능성) 부분들을 총체적으로 평가하면서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전날 중대본이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과 이란 등에서 확진자가 크게 늘어나는 상황에 대비해 특별입국절차를 이들 국가들에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보다는 다소 수위가 낮아진 발언이다. 유럽의 지리적 특성상 제3국으로의 이동이 쉽기 때문에 이탈리아를 상대로 특별입국절차를 실시해도 실효성이 높지 않을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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