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으로 외출을 자제하는 시민들이 많아진 가운데 서울 광화문광장이 8일 오후 코로나19의 여파로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의 중심인 대구·경북 지역 상황이 “안정화 초기”에 접어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신천지예수교 대구 지역 신도들의 전수 진단검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이틀 연속으로 줄어드는 등 ‘큰불’은 잡히는 모양새다. 하지만 병원, 취미 모임 등에서 소규모 집단감염이 끊이지 않아, 아직 낙관적인 전망을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8일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추이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중심 지역인 대구·경북이 점차 안정화되는 초기 상황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이날 밝힌 코로나19 확진자는 오후 4시 기준 7313명으로 전날보다 272명 늘었다. 사망자는 50명으로 늘었고, 격리해제된 이는 130명이 됐다.
신규 확진자 수는 6일 505명에서 7일 448명으로 줄어든 데 이어, 이날 다소 큰 폭으로 줄었다. 대구 지역 신규 확진자(0시 기준)도, 520명(3일)→405명(4일)→321명(5일)→367명(6일)→390명(7일)→294명(8일)으로 증가폭이 주춤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이날 “대구 신천지예수교 신도들의 검사가 95% 정도 진행됐다. 신도들의 검사가 마무리돼가면서 환자 수가 좀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증가폭 진정세에 기대를 품으면서도, “한 2~3일 더 지켜봐야 될 것 같다”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문제는 소규모 집단감염이다. 보건당국은 이날 현재 코로나19 감염 사례의 79.4%가 집단감염이라고 밝혔다. 신천지예수교를 제외하고도, 전국 곳곳에서 사람들이 몰린 장소나 각종 모임 등을 매개로 코로나19가 퍼져나간 것이다.
가장 위험도가 높은 곳으로 꼽히는 병원이 대표적이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제생병원에서는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 등 모두 1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과 성남시 등이 81병동을 중심으로 벌이고 있는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확진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이 병원은 호흡기·비호흡기 환자의 동선을 분리해 국민들이 안심하고 진료를 받도록 정부가 지정한 국민안심병원 가운데 한곳이어서 불안감이 가라앉지 않는 상황이다.
충남과 강원 지역에선 줌바댄스(라틴댄스와 에어로빅 등을 섞은 운동)를 연결 고리로 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늘었다. 지난달 25일 충남 천안시에서 처음 확진자가 나온 줌바댄스 관련자는 이후 아산시와 세종, 강원 강릉시로 번지면서 확진자 수가 8일 현재 100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세종시와 강릉시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3명은 줌바댄스 강사와 수강생이다. 강릉 확진자인 20대 여성 ㄱ씨는 지난달 15일 천안에서 열린 줌바댄스 강사 워크숍에 참석했는데, 이 워크숍엔 대구에서 온 3명을 포함해 전국 8개 시·도에서 29명의 줌바댄스 강사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도는 이 가운데 18명을 검사해 6명이 확진됐다고 밝혔다. 세종시 확진자 가운데 한명은 줌바댄스 수강생인데, 바이올린 교습소 강사여서 추가 확산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 또 다른 한명은 보건복지부 공무원으로, 정부는 7일 이 공무원과 접촉한 27명을 자가격리 조치했다.
박준용 박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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