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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4월에 입학 못하면 군대 가야하는데…” 일본 유학생·여행객들 혼란

등록 2020-03-06 16:06수정 2020-03-07 02:35

일본의 한국인 사실상 입국금지 조처 영향
일본 유학생들과 출장 잦은 직장인, 여행객들 혼란 겪어
6일 오전 김포국제공항 국제선청사 모니터에 일본 오사카행 결항 정보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6일 오전 김포국제공항 국제선청사 모니터에 일본 오사카행 결항 정보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이아무개(21)씨는 2년 동안 일본어 공부 등 입시 준비를 한 끝에 오는 4월 게임과 영상 제작, 디자인 전문학교인 ‘할(HAL) 도쿄’에 입학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5일 일본이 한국인 입국 제한 조처를 발표하면서 오랜 꿈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이씨는 6일 오전 주한일본대사관이 문을 열자마자 비자 신청을 하려 했지만, 대사관 쪽은 “여행 비자는 물론 유학 비자도 발급해 줄 수 없다”고 답했다. “아직 학교 쪽으로부터 구제책이 있다는 연락을 받지 못했는데 이번 학기에 입학을 못 하면 더이상 군대를 미룰 수 없어 올 4월에 군대를 가야해요.”

일본 정부가 지난 5일 오는 9일부터 이달 말까지 한국과 중국 전역에서 입국하는 사람 모두를 대상으로 2주간 ‘대기’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격리 조처를 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일본 유학생들과 기업 일본 주재원들, 여행객들이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에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새 학기가 4월에 시작하기 때문에 상당수 한국 유학생들이 한국에 머무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일본 내 한국 유학생 약 1만7천명이다.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오는 4월 일본 쿄토세이카 대학에 입학할 예정인 김아무개(19)씨도 “소식을 듣고 1년 동안 열심히 준비한 입시가 다 소용이 없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달 27일 기숙사 입실에 맞춰 출국할 계획이었는데, 만약 9일 이전에 가서 대기하려면 호텔비만 100만원 이상 써야 하고, 27일에 일본에 간다고 해도 2주간 격리되어야 하는 상황이라 학사 일정을 맞출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김씨는 ‘2021년으로 입학을 미루고 싶으면 연락을 달라’는 학교 쪽의 이메일을 받고 입학 연기를 고민하고 있다.

사업차 일본 방문이 잦은 직장인들도 곤란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본을 비롯해 동남아 국가들을 대상으로 수출입 업무를 하는 대기업 직원 손아무개(41)씨는 “일본에 있는 주재원들이 한국에 나오면 다시 못 들어갈 것 같아서 그냥 일본에 있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일본의 입국 제한이 워낙 갑작스럽게 결정되어서 아직 회사 차원의 대응 지침은 내려오지 않았다. 주재원들끼리 ‘방역 앞에 비즈니스도 없고 친구도 없다’는 말을 주고받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인이 관광 목적 등으로 90일 이내 단기 체류하는 경우 일본에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도 9일부터 이달 말까지 일시 정지하면서 일본 여행을 계획하고 있던 이들의 불편도 속출하고 있다. 한-일 갈등에 따른 불매운동으로 1년 사이 26% 줄었지만, 지난해 한국인 558만4600명이 일본을 찾았을만큼 일본은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 여행국이다. 여행사와 항공사에는 예매한 항공권 무료 환불이 가능한지 여부를 묻는 전화가 폭주했고, 회원수 129만여명인 국내 최대 일본 여행 사이트인 ‘네일동’에도 관련 글이 속속 올라왔다. 한 이용자는 ‘부모님이 비행기를 오래 못 타시는 상황이라 후쿠오카행으로 애매하게 4월초에 예약을 해놨는데 어떡해야 하나 싶다’고 했고, 다른 이용자는 ‘오는 8일 후쿠오카로 여행할 예정이었는데, 공식적으로는 아직 외교부에서 지침이 내려온 게 없어서 무료취소나 변경이 안 된다고 하더라. 상담하시는 분도 지침이 정확히 내려온 게 아니라 지금 당황스럽다’는 글을 올렸다.

김완 김민제 기자 funnyb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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