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진주 ‘안인득 사건’ 의인 정연섭씨 얼굴 부상 치료뒤 후유증으로 사직 최근 주택관리공단 공채합격해 출근
정연섭씨. 사진 연합뉴스
지난해 경남 진주에서 발생한 아파트 방화·살인사건(안인득 사건) 때 주민들을 구한 뒤 트라우마로 그만뒀던 아파트관리원 정연섭(30)씨가 새로운 직장을 찾았다.
지난해 9월 사직했던 정씨의 취업 소식은 임성규 주택관리공단 사장이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임 사장은 “주택관리공단 직원 되심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공개모집에 응모하시고 어제 최종면접에서 당당히 합격한 정연섭씨를 다시 한번 축하합니다~~”라고 전했다.
정씨는 24일부터 밀양의 한 아파트단지로 출근해 운영과 시설 관리 등 예전과 비슷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2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트라우마가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조금 겁나지만, 최선을 다해 근무하겠다”고 입사 소감을 전했다.
정씨는 지난해 4월 아파트에 불을 지른 방화범 안인득이 놀라 도망가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두르며 난동을 부리자 막으려다 얼굴을 찔리는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그는 피를 흘리면서도 끝까지 주민들을 대피시킨 뒤 마지막으로 응급차를 탔다. 광대뼈 골절에 잇몸과 턱이 내려앉고 얼굴 신경 절반이 마비되어 전치 20주 진단을 받은 그는 치료를 받은 뒤 다시 출근했지만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일을 할 수 없었다. 지난해 말 노부모와 할아버지를 모시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정씨의 딱한 사정이 언론에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그가 새 직장을 구할 때까지 생활비를 지원하겠다는 단체를 비롯해 각계의 온정이 답지했으나 정씨는 거절하기도 했다.
김경애 기자, 연합뉴스 ccandor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