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리아 치료제 ○○○이 코로나19 완치약”이라는 가짜뉴스를 유포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 유튜브 갈무리
코로나19의 전국 확산세가 가팔라지고 있는 가운데 불안감에 편승해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가짜뉴스’가 또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말라리아 치료제 등이 코로나19 완치약이라고 홍보하며 개인 후원을 요청하기도 하고, 대구 경북 지역 감염자 수 급증은 신천지 예수교회가 아니라 중국 수학여행단 때문이라며 ‘입국 금지 조처’를 하지 않은 정부를 싸잡아 비난하는 식이다.
24일 유튜브 등에 ‘코로나 치료제’ 등으로 검색하면 수십 건의 관련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이들 가운데는 감염병 관련 전문가들이 예방법을 설명하는 영상 등 관련 정보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는 영상도 있다. 하지만 일부 유튜버들은 “유튜브가 우한 폐렴(코로나19) 관련 영상을 전부 수익 창출 금지하고 있다”며 코로나19의 진실을 알리는 활동이 탄압받고 있는 것처럼 묘사하며 ‘가짜뉴스’를 퍼트리고 있다. 한 유튜브 채널 운영자는 ‘우한 폐렴 치료제 매진되기 전에 약국에서 구매해두세요’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5시간 정도 논문과 기사를 검색한 결과”라며 “말라리아 치료제 ○○○이 코로나19 완치약”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운영자는 “제가 하는 말 안 믿으셔도 됩니다. 하지만 믿으시는 분들은 최대한 빨리 구비해서 가족의 생명을 살리시라”며 5천원짜리 약을 기적의 약인 것처럼 홍보하고 있다. 이 채널 운영자는 본인의 후원계좌를 따로 알리며 “코로나19의 진실을 알리는 영상 제작을 위해 후원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북한의 보도 영상에 자극적인 자막을 넣어 북한 뉴스의 코로나19 보도가 한국 언론의 보도보다 정확하다는 식으로 사실을 호도하는 영상도 늘고 있다. 북한의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대중의 궁금증을 자극하며 우리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는 방식이다. 코로나 사태 초기 중국 상황에 대해 알리던 시민들의 영상 가운데 자극적인 부분을 짜깁기해 ‘언론이 외면한 중국의 상황’ 등으로 알리는 영상들도 많다. 이런 영상들 가운데는 많게는 조회 수가 100만에 육박하는 것들도 있는데, 조회 수와 구독자 수 증가를 노려 수익을 내기 위한 행위로 보인다.
카카오톡을 중심으로는 ‘신천지가 아닌 중국 수학여행객들 때문에 대구 경북 지역에 코로나19가 창궐했다’거나 ‘정부가 코로나19 환자들을 국가 유공자로 지정하려 한다’는 가짜뉴스들이 확산하고 있다. 대구 경북 지역을 방문한 중국인 수학여행객들은 코로나19 창궐 한 달 이전에 방문해 잠복기를 고려하면 발병의 인과관계가 성립되지 않고, 아직 그들과 접촉했던 이들의 발병 사실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국가 유공자 지정 문제는 코로나19 사태를 세월호 사건에 빗대며 문재인 정부의 실패를 공격하는 방식이다. 극우 태극기 세력은 지속적으로 재난 피해자들이 ‘국가 유공자 지정을 요구한다’는 가짜뉴스를 퍼뜨려 왔는데, 이번 정국에서도 같은 ‘프레임 씌우기’가 등장한 것이다.
김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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