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공소장 변경 등으로 갈등해 온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1심 재판장이 법원 정기인사로 자리를 옮긴다. 조국 가족 일가 비리와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사건을 맡은 재판장은 달라지지 않는다.
대법원은 6일 지방법원 부장판사, 지법판사, 고법판사 등 법관 922명에 대한 전보 등 정기 인사를 발표했다. 인사 발령 일자는 오는 24일이다. 조 전 장관의 부인 정 교수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의혹’ 사건을 맡은 송인권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 부장판사가 서울남부지법으로 이동한다. 송 부장판사는 2017년 2월부터 만 3년째 서울중앙지법에 근무 중이라 교체가 예상됐다. 송 부장판사는 정 교수 재판에서 표창장 사건의 공소장 변경을 허가하지 않아 검찰과 갈등을 빚었다. 송 부장판사가 인사이동을 하지 않는다면 검찰이 기피신청을 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정 교수 사건의 주심인 김선역 판사는 이번 인사로 자리를 옮기진 않았지만 이후 사무분담을 거쳐 재판부를 옮길 수 있다. 법원 관계자는 “사무분담 원칙상 배석판사도 1년마다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주심 판사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형사25부는 정 교수 사건 외에도 김은경 전 장관 등의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도 심리 중이다.
조 전 장관 등 전·현직 청와대 인사 등이 연루된 현 정부 관련 재판을 진행할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 김미리 부장판사는 인사 발령이 나지 않았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재판장인 윤종섭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 부장판사도 인사 대상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윤 부장판사는 만 4년째라 이동이 예상됐으나 자리를 지키는 것으로 결정됐다. 김경수 경남도지사 항소심 재판 주심인 김민기 서울고법 형사2부 부장판사도 이동하지 않는다. 다만 비주심인 최항석 부장판사는 광주고법으로 이동한다. 재판장인 차문호 서울고법 형사2부 부장판사는 사무분담 회의를 통해 재판을 계속할지 결정된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에 심의관으로 근무하며 ‘사법농단’에 연루된 시진국 창원지법 통영지원 부장판사와 정지영·조인영·이중표 대구지법 부장판사, 이은상 서울고법 판사, 최우진 수원지법 부장판사는 퇴직했다.
이번 인사로 법원행정처 내 상근 법관 수가 줄었다. 공보관, 기획조정심의관 중 1명, 국제심의관, 민사지원심의관 중 1명, 형사지원심의관 중 1명, 인사심의관 중 1명, 정보화심의관 등 7명이 줄고 사법지원실 차세대전자소송 추진단장 1명이 늘었다.
또 수원지법 안양지원장에 이수영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보임됐고, 대전지법공주지원장에 김지향 서울중앙지법 판사,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에 윤경아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 등 일부 주요 보직에 여성법관이 보임됐다.
최우리 고한솔 장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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