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한국과학기술한림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처방안’ 공동 원탁토론회에서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은 증상 초기부터 전염이 가능해 전파가 빠르다는 점에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5일 오전 한국과학기술총연합회와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처방안’ 긴급 토론회에서 발표자로 나선 이재갑 한림대 교수(감염내과)는 “신종 코로나는 전염력이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 낮고 신종 플루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이긴 하나, 증상 초기부터 전염이 가능한 것이 임상적 특징”이라고 지적했다. 흔히 호흡기 바이러스는 환자의 증상이 악화됐을 때 전염력이 더 강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신종 코로나는 증상 초기일 때에도 전염된다는 것이다. 국내에선 3번째 확진자로부터 6번째 확진자로 전파된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이 교수는 이런 특성이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무증상 감염’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는 아주 가볍게 시작해서 일주일 동안 천천히 나빠지는 등 증상이 모호하게, 천천히 진행되는 측면이 있다. 이 때문에 무증상기와 증상 초기가 오버랩되는(겹치는) 시기가 있다”고 말했다. 증상 초기엔 환자가 증상을 자각하지 못할 수 있을 정도로 가볍게 나타날 수 있지만, 이 시기에도 전염은 가능하다는 얘기다.
신종 코로나의 증상 초기 전염은 빠른 전파 속도로 이어진다. 이 교수는 “서너 수 앞을 보고 일해야 할 정도로 빠른 전파”라며 “바짝 긴장하고 준비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다만, 빠른 전파 속도에 비해 전염력 자체는 사스보다 낮은 수준이다. 전염력은 ‘기초감염재생산지수’로 따지는데, 이는 감염자 한 사람이 감염 가능 기간 동안 직접 감염시키는 평균 인원 수를 가리킨다. 이 교수의 발표 내용을 보면, 신종 코로나의 전염력은 초창기 1.4~2.5점대로 추정되다가, 최근 들어 2.5~3.3점으로 점차 전염력이 높아지는 추세다. 2003년 유행했던 사스의 전염력은 4점대, 신종 플루의 전염력은 1.4~1.6점가량 된다. 2015년 유행했던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의 전염력은 지역사회 내에서 0.4~0.9점, 병원 안에서 4점대로 나타났다고 한다.
최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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