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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신종 코로나에 무료급식소 잇단 휴업…가난한 이들 끼니 어쩌나

등록 2020-02-04 17:31수정 2020-02-05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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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자 줄어…도시락 등 대체식 전하기도
쪽방촌 의료봉사 끊겨 “언제 재개할지 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6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전국천사무료급식소 서울본부에 나붙은 임시휴업 안내문을 한 시민이 보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qiue@hani.co.kr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6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전국천사무료급식소 서울본부에 나붙은 임시휴업 안내문을 한 시민이 보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qiue@hani.co.kr

“아버님. 항상 마스크 쓰시고 손발 깨끗이 씻으세요. 전화번호 적으셨죠? 나중에 문자 보낼게요.”

4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천사무료급식소 앞은 아쉬운 탄식들로 가득했다. “사장님 보고 싶어서 어떡하지…?” 식사를 마치고 급식소를 나서던 한 노인이 아쉬운 마음을 내비쳤다. 매주 화·목·토요일마다 가난한 노인 500여명의 점심 끼니를 책임져온 이 급식소의 정수미 선임주임은 식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노인들을 붙잡고 일일이 안부를 챙겼다.

이들이 작별 인사를 하게 된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로 급식소가 운영을 잠시 중단하게 돼서다. 봉사자 안전 우려 때문만이 아니라, 감염에 취약한 노숙인과 노인들의 건강 상태를 고려한 조처다. 종로구 천사무료급식소를 포함한 전국 26개의 천사무료급식소 모두 이날을 마지막으로 잠정 휴업에 들어갔다. 노숙인을 비롯해 전국의 가난한 노인 1만여 명이 천사무료급식소를 이용해온 탓에 급식소 휴업 소식을 전하는 실무자들도, 방문객들도 시름이 깊어 보였다.

이날 종로 급식소를 찾은 임종현(76)씨는 “집이 경기도 파주인데 1년 전부터 이곳에서 끼니를 해결한 터라 막막하다. 집에서 두 시간 넘게 걸리지만 인천 주안에 있는 무료 급식소에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수미 주임은 “다들 ‘이제 밥을 어디서 먹냐’고 하시는데 너무 마음이 아프다. 운영을 재개하면 문자메시지로 알리려고 어르신들 번호를 받아뒀다”고 말했다. 이날 이곳에 전화번호를 남기고 간 이는 217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6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전국천사무료급식소 서울본부에서 사람들이 당분간 마지막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qiue@hani.co.kr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6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전국천사무료급식소 서울본부에서 사람들이 당분간 마지막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qiue@hani.co.kr

아직 휴업 결정을 하지 않은 다른 무료 급식소들도 자원봉사자가 줄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루 평균 200여명에게 무료 급식을 하는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원각사 무료급식소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뒤 자원봉사자가 줄어 고민중이다. 자광명이란 법명을 쓰는 이 급식소의 책임자는 “하루에 자원봉사자가 7~8명은 필요한데 어제도 4~5명이 봉사했다”고 전했다. 탑골공원 근처 또다른 무료급식소에 대학생들을 인솔해 자원봉사를 나온 한 재단 관계자는 “봉사활동 취소가 가능했더라면 취소를 했을 텐데 예고없이 취소하면 (방문한 이들이) 식사를 못하게 돼 일정을 그대로 진행했다. 한 해에 두 차례 무료급식 봉사를 왔는데 올해는 계속 진행하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까닭에 휴업하는 급식소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종로구에서 기초생활수급대상자들에게 무료급식을 제공해온 한 사회복지단체 관계자는 “오늘 급식소 운영을 계속해도 될지 논의를 하려 한다. 떡이나 도시락 등 대체식을 주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종로노인종합복지관 이화동 본관과 무악센터는 지난 1일부터 2주동안 60살 이상 기초생활수급대상자 등에게 제공했던 급식소 운영을 멈추고 도시락 등 대체식을 전달하고 있다.

급식소만이 아니다. 서울역 주변 쪽방촌 주민을 대상으로 진행됐던 무료 의료 봉사도 발길이 끊겼다. 서울성남교회에서 격주로 진행됐던 서울대병원의 의료봉사는 감염병 확산의 여파로 중단됐다. 교회 관계자는 “원래 지난주에 예정돼 있었는데 병원 쪽에서 봉사를 못한다고 연락이 왔다. 언제까지 중단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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