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2차 특별 전세기편으로 귀국한 중국 우한 교민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의심 증상을 보인 탑승객이 1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오전 두 번째 전세기를 타고 입국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과 인근지역 교민 333명 가운데 7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의심 증상을 보여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됐다. 지난 31일 1차 입국자 가운데 의심 증상을 보인 교민 18명 가운데 11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고 7명은 최종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1일 오전 11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날 오전 8시15분 2차 임시항공편으로 우리 교민 333명이 김포공항에 도착했다”며 “출발 직전 건강상태 체크와 도착 뒤 김포공항 발열 체크를 통해 모두 7명의 유증상자가 나타나 도착 즉시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해 검사를 받고 격리 병상에서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병지로 꼽힌 중국 후베이성 우한과 인근 지역에서 2차로 철수한 교민과 유학생을 태운 버스가 1일 오전 수용 시설인 충남 아산 경찰 인재개발원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수본의 설명을 보면, 두 번째 전세기로 입국한 교민들 가운데 유증상자로 분류된 교민 4명은 탑승 전 체크한 건강상태질문지에서 직접 기침과 인후통, 객담(가래) 등 호흡기 증상을 표시한 뒤 1등석에 탑승했다. 나머지 3명은 김포공항 도착 이후에 발열이 확인돼 유증상자로 분류됐다.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교민 326명은 준비된 버스를 타고 임시생활시설이 준비된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으로 이동했다.
2차 임시항공편에는 1차 항공편에 탑승하려다 발열 증상을 보여 중국 쪽에 의해 탑승이 거부되면서 자가격리됐던 교민 1명이 추가됐다. 이 교민은 이날 중국 검역 단계에서 실시한 검사에서 발열 증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고, 우리 쪽 탑승 전 검사에서도 발열 등 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 교민은 입국 뒤 김포공항에서도 발열이 나타나지 않아 무증상자로 분류됐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1일 정부세종청사 복지부 브리핑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중앙사고수습본부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앞서, 전날 첫 번째 전세기로 입국한 우한 교민 368명 가운데 18명이 발열 등 신종 코로나 의심 증상을 보여 병원에 이송됐는데, 이들 가운데 11명은 최종 음성 판정을 받아 아산과 진천에 마련된 임시생활시설에 입소했다. 그 외 7명은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왔지만 최종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아울러 경찰인재개발원에 입소한 1명에게 인후통이 발견돼 격리병상으로 이송했으나, 이 입소자 역시 검사 결과 음성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전날과 이날까지 우한과 우한 인근 후베이성 교민 입국 신청자 722명 가운데 701명이 귀국했다. 전날 1차 임시항공편으로 368명이 들어왔고, 이날 2차 임시항공편으로 333명이 입국했다. 2차 임시항공편에는 탑승신청자 348명 중 332명이 탑승했고, 전날 발열 증상으로 입국하지 못한 교민 1명이 함께 탔다. 중수본은 우한에 200~300여명의 교민이 잔류 중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전날 국내에서 처음으로 3차 감염자가 나오면서 신종 코로나 국내 확산세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 중수본은 “감염병 주의 경보는 아직은 ‘경계’ 상태로 유지하겠다”며 “최종 단계인 ‘심각’은 지역사회 확산이 심각한 재난 상황일 때 발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중수본은 중국 체류 외국인의 국내 입국 제한 조처에 대해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중수본은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위원회 결정에서는 여행이나 교류 제한을 권고하고 있지 않았지만, 국제적으로 미국과 일본 등에서 중국발 외국인들의 자국 내 외국인 입국 제한 조처를 발표하고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 감염증에 대한 위험 평가를 통해서 논의와 검토가 필요하다. 다만 아직은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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