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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공항이 일터인데…마스크는 3일에 1개라니요

등록 2020-01-29 18:54수정 2020-01-30 02:43

‘감염병 최전선’ 공항·항공 노동자들

여행객 접촉 잦지만 무방비 노출
“좋은 마스크니까 3일 써도 된다”
수화물 담당 직원에 일회용 주고
탑승교 작업장엔 손세정제 없어

항공사들, 국토부 의무화 뒤에야 ‘마스크·장갑’ 전 노선 승무원 확대
“승객 안전에도 필수…소극적 대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퍼지고 있는 가운데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에서 마스크를 하지 않은 임시직 노동자들이 어가행렬 행사를 하고 있다. 이들 옆으로 마스크를 한 관광객들이 재연 공연을 바라보며 지나가고 있다. 인천공항/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퍼지고 있는 가운데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에서 마스크를 하지 않은 임시직 노동자들이 어가행렬 행사를 하고 있다. 이들 옆으로 마스크를 한 관광객들이 재연 공연을 바라보며 지나가고 있다. 인천공항/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4명으로 늘고 보건복지부가 감염병 위기 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한 가운데, 여행객과 접촉이 잦아 ‘감염병의 최전선’이라 불리는 공항과 항공사가 소속 노동자들의 감염병 예방에 소극적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노동자들이 불안감을 호소하는 것은 물론이고, 방역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국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28일 긴급성명을 내고 “인천공항공사는 신종 코로나 감염병 확산 방지에 총력 대응하고 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론 보여주기식 대응에 그치고 있다”며 “상시적인 감염병 유입 방지를 위해 여유 보호장구와 인원이 준비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부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비행기에서 내린 승객이 탑승동으로 넘어오는 탑승교 작업자들은 여행객과 누구보다 먼저 만나는데 이들이 방역을 위해 써야 할 세정제는 정작 비치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아울러 인천공항공사의 한 용역업체는 직원들에게 보건용 마스크를 3일에 1개씩만 지급하겠다고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부 관계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인천공항에서 수화물 운반 카트 관리를 담당하는 한 업체는 직원들에게 케이에프(KF)94 등급을 인증받은 보건용 마스크를 나눠주며 ‘3일 동안 사용하라’고 공지했다. 케이에프94는 평균 0.4㎛ 크기의 미세입자를 94% 걸러낼 수 있다는 의미로, 상대적으로 성능이 좋은 마스크이지만 일회용이다. 업체 직원 ㄱ씨는 “매일 다른 마스크를 쓰고 싶다면 일회용 마스크를 주겠지만 케이에프94 등급 마스크는 3일에 1개씩 준다고 하더라. 회사에서는 ‘좋은 마스크니까 3일 동안 써도 된다’고 했는데 그래도 괜찮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항공사 노동자들도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앞서 26일 중국과 홍콩, 대만 노선 승무원에게만 마스크와 장갑 착용을 지시한 바 있다. 그마저도 장갑은 ‘미관상 좋지 않다’는 이유로 기내식을 회수할 때만 끼도록 했다. 국토교통부가 모든 항공사 객실 승무원의 마스크 사용을 의무화한 28일에야 아시아나항공 쪽은 중국 노선을 포함한 모든 노선 승무원에게 마스크와 장갑 착용을 지시했다.

대한항공 역시 중국 노선 승무원과 지상직 카운터 직원에게만 마스크·장갑을 ‘자율 착용’하도록 하다가 국토부 지침이 나온 28일 전체 노선 승무원들에게까지 마스크 착용을 확대했다. 대한항공 승무원 ㄱ씨는 “승무원은 비행기 안에서 승객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데 승객 안전을 위해서라도 마스크 착용을 강제해야지, 선택지를 줄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또다른 승무원 ㄴ씨는 “전체 노선 승무원으로 적용 대상이 확대되긴 했지만 보건용 마스크가 아닌 일반 1회용 마스크가 지급되고 있고 그마저도 왕복 200개 분량만 비행기에 실려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인천공항공사와 항공사 쪽은 감염병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응 수위를 맞춰나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이날 해명자료에서 “감염병의 확산을 막고 공항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 등 위생용품을 적극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쪽도 “보건용 마스크를 지급하고 있으나 개인이 소장하는 좋은 마스크가 있다면 그걸 사용해도 된다고 공지가 나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현재 대책위를 꾸려 대응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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