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BTS) 맵 오브 더 솔 투어’ 콘서트에 ‘중국인들이 올 수 있다’며 이를 금지해달라는 글이 퍼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발병 이후 ‘중국인 입국 금지 요청’ 청와대 국민청원 동의자가 29일 현재 57만여명에 이르고, 서울의 한 식당에 ‘중국인 출입 금지’ 안내문(▶
관련 기사 : [단독] 퍼지는 ‘중국 포비아’…서울 한 식당 ‘중국인 출입금지’)이 붙은 데 이어 대중문화계에서도 근거 없는 중국인 ‘포비아’가 확산하고 있는 셈이다.
방탄소년단 팬클럽 ‘아미’ 회원으로 보이는 한 트위터 이용자(@DOLU*******)는 지난 28일 오는 4월11부터 19일까지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4차례 열리는 방탄소년단 콘서트의 문제점을 정리하는 글을 올렸다. ‘티켓값이 14만원’, ‘회차 당 1인 1매’, ‘아미키트 구입 안 하면 못 감’ 등과 같은 내용이다.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일방적인 콘서트 운영 방침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이 글은 누리꾼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 이용자는 빅히트의 문제점 가운데 하나로 방탄소년단 콘서트에 ‘중국인이 들어 올 수 있음’까지 넣어서 함께 지적했다. 해당 글은 2500여회 리트윗되었고, 1500여회의 ‘마음에 들어요’가 눌렸다.
해당 글에 달린 수백 개의 댓글에도 콘서트에 중국인 출입을 제한해달라는 내용이 줄을 이었다. “다른 건 모르겠는데 가격만 내리고 중국인들만 못 들어오게 해주세요”, “빅히트 중국인이라니….”, “가격도 문제지만 중국인이 더 문제인 거 같다”, “중국인들 막아야죠, 뭐하자는 건데”, “다 폐렴 걸려서 죽고 싶냐”, “빅히트 이번엔 일 좀 하자. 중국인 콘서트 허용하지 말자” 등과 같은 반응이다. 이후 트위터,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중국인 입장 막아’, ‘빅히트는 중국인을 출입 금지시켜라’ 등의 글이 확산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염병이 유행하더라도 의심 환자나 감염자가 아닌 이를 입국 금지하는 조처를 금지하고 있다. 2005년 마련된 ‘세계보건규칙’은 국제적인 전염병이 유행할 경우 ‘감염은 각국이 개별적으로 통제할 수 있지만, 불필요하게 국가 간 이동을 방해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중문화 공연에서 인종, 국적, 성적 지향, 장애, 성별 등을 이유로 누군가를 차등 대우하는 것은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도 가능한 행위다.
김완 강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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