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6호인 홍정민 변호사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식에서 이해찬 대표로부터 당원 교과서 등을 받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4월 총선을 대비한 인재영입 기자회견에서 “제 딸도 경력단절인데, 경력이 단절된 뒤에는 열심히 무엇을 안 한다”고 말한 데 대해, 경력단절 문제를 개인의 노력 부족으로 돌리는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시민단체의 비판이 나왔다.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9일 성명을 내어 “(이 대표의 발언은) 사회 구조적 모순으로 인해 경력단절이라는 비자발적인 선택을 강요받는 여성 양육자들 현실에 대해 티끌만큼의 이해를 갖고 있다면 감히 발설할 수 없는 실언”이라며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은 “우리는 모두 경력단절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과도한 노동시간, 일과 가정의 균형을 어렵게 만드는 사회 풍토, 양육자가 스스로 아이를 돌보기 힘든 구조와 닿아있음을 알고 있다. 그런데도 이해찬 당 대표와 민주당은 이를 개인 극복서사로 한정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자녀 돌봄의 어려움으로 경력단절에 놓이거나 기로에 놓인 여성들에게 ‘당신은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냉소를 가감 없이 던진 것”이라며 “‘82년생 김지영’에게 ‘노오력’을 요구하는 민주당의 저급한 인식 수준이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당 활동에서 한명의 인재영입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대의 요구를 읽어내는 능력”이라며, 이제라도 경력단절 현상의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정치적 해법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앞서 이 대표는 여섯번째 영입인재로 홍정민(41) 로스토리 대표를 소개하며 “엘리트의 삶을 살아온 것 같은데 사연을 들어보면 그렇지도 않다. 집안 사정이 어려워 경제학자의 꿈을 포기하고 아이를 기르려고 원치 않는 경력단절도 있었다”며 “제 딸과 나이가 같으신데 제 딸과는 생각의 차원이 다르다. 우리 딸도 경력단절자인데, 경력 단절된 뒤에는 열심히 무엇을 안 한다. 그런데 홍 박사님은 열심히 해서 여기까지 오셨다”고 말했다.
박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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