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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대법관 예비후보 21명 중 여성 1명뿐인 까닭은?

등록 2019-12-11 11:56수정 2019-12-11 21:42

25기 이상 여성 법관 전체의 10.9%, 변호사는 1.7%
여성 예비 후보 6명 중 5명이 심사 동의 안해
“여성 대법관 3명으로 불충분…성별 다양성 필요”

‘50대 서오남’ 15명, 전·현직 법관 19명 ‘쏠림’
대법원. 한겨레 자료 사진
대법원. 한겨레 자료 사진

조희대 대법관 후임으로 21명의 대법관 예비후보가 확정됐다. 그러나 21명 중 여성이 1명뿐이고 ‘서울대 출신 50대 남성’(서오남)이 15명이어서 대법원의 다양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현직 판사가 19명인 점도 법원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다.

10일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의 심사에 동의한 법조인 21명 중 여성은 1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애초 천거된 55명 중 6명이 여성이었으나 5명이 심사에 동의하지 않은 결과다. 장윤미 한국여성변호사회 공보이사는 “여성법조인도 여성·소수자·인권의 시선으로 선례적 판결을 남기는 역할을 할 수 있는데 1명만 후보에 올라 아쉽다”고 말했다.

유일한 여성 후보인 전현정(53·연수원 22기)변호사는 김재형 대법관 부인으로, 부부 대법관이 나온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남성이 대법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철상·민유숙 대법관이 제청되던 심사 과정에서는 심사동의자 28명 중 3명이, 김선수·이동원·노정희 대법관 때는 심사동의자 41명 중 5명이 여성이었다. 지난해 8월 김소영 대법관 후임으로 김상환 대법관이 제청될 때 예비후보 20명 중 1명만이 여성이었다.

이런 결과가 나온 일차적인 이유는 기수가 높아질수록 법조인 중 남성의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법원행정처 통계 결과 연수원 25기 이상 법관 377명 중 여성은 41명(10.9%)에 그친다. 전체 법관 2994명 중 여성이 30.9%(926명)인 것과 비교할 때 과거 여성 법관 수가 적었음을 알 수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통계 결과 변협에 등록한 25기 이상 변호사 4935명 중 여성은 86명(1.7%)이다.

박정화·민유숙·노정희 대법관과 이미선 헌법재판관까지 문재인 정부 들어 법조계에서 여성에게 기회가 많이 주어졌다는 생각이 퍼져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김명수 대법원장을 포함한 14명의 대법관 중 여성 대법관은 박정화·민유숙·노정희 대법관 3명이다. 모두 문 정부 들어 대법관으로 제청됐다. 최은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변호사)는 “대법관의 40%는 여성이어야 하는데 아직 이르지 못 했다. 법조계에서 여성 대법관 3명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며 “대법관 구성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제도적으로 개선할 점이 없는지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이 대법관이 되면 상대적으로 남성이 될 때보다 기수가 더 낮아지기 때문에 법원 조직의 안정성을 고려해 남성 천거율이 높았던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여성 후보가 1명인 것과 비교해 ‘서오남’ 후보는 15명으로 다수였다. 서울대가 아닌 대학은 고려대 3명, 한양대 1명, 영남대 1명이었다. 21명 중 전·현직 판사가 19명이고 법원장과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등 고위직 법관이 많았다는 점에서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한 판사는 “법원장이 대법관이 되는 코스가 열리면 인사권을 가진 대법원장의 권한이 다시 강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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