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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전쟁같은 교실 떠나 히말라야에서 ‘나의 길’ 찾다”

등록 2019-11-27 18:46수정 2019-11-28 02:34

청주 양업고 10년째 국외 이동수업
1학년 40여명 네팔 보육원 봉사활동
청주 양업고 1학년생들이 네팔에서 히말라야를 배경으로 해외 이동 수업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양업고 제공
청주 양업고 1학년생들이 네팔에서 히말라야를 배경으로 해외 이동 수업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양업고 제공

청주시 양업고 학생들이 히말라야의 구름 위를 거닐며 자신의 길을 찾는 훈련을 했다. 교장 장홍훈 신부와 1학년생 39명 등 40여명은 지난 15일 인천공항에서 출국해 7박9일 일정으로 네팔 히말라야에서 국외 이동 수업을 진행했다. 양업고는 2010년부터 해마다 이맘 때 네팔에서 국외 수업을 해왔다.

히말라야 트레킹(도보산행) 엿새째인 지난 21일 학생들은 고레파니, 울레리를 거쳐 포카라까지 걸었다. 전 날엔 타다파니, 번터티를 걷는 등 히말라야 산과 마을을 누볐다.

박신비(17)양은 “히말라야의 대자연은 두려울 정도로 컸지만, 나를 감싸고 있던 두려움은 작아졌다. 아기자기한 마을을 지날 때마다 평화가 부럽고 신기했다. 전쟁 같은 한국 고교생의 삶과는 달랐다. 잊지 못할 기억을 새겼다”고 밝혔다.

이들은 히말라야 둘째날 포카라 레인보우보육원을 찾아 노래·춤·그림 등을 가르치고 함께 놀면서 봉사 활동을 했다. 마을과 학교에 성금도 전달했다. 학생들은 출국에 앞서 교내에서 중고 물품 벼룩시장을 열어 성금을 모았다.

양업고 학생들이 네팔 포카라에 있는 레인보우보육원에서 봉사 활동을 마치고 원생들과 함께 인증샷을 찍었다. 사진 양업고 제공
양업고 학생들이 네팔 포카라에 있는 레인보우보육원에서 봉사 활동을 마치고 원생들과 함께 인증샷을 찍었다. 사진 양업고 제공

일행은 담푸스, 피콤데우랄리, 란두룩, 지누 등 하늘 아래 첫 동네인 히말라야 오지를 걸으며 때론 구름보다 높은 마을을 만나기도 했다. 초롱 초중학교에선 현지 학생들과 배구 경기를 했으며, 어린이들과 사진을 찍고, 마을의 전통문화를 체험했다. 장 교장은 “네팔의 사회, 문화를 직접 보고 느끼며 국제화 시대 세계시민으로서 견문을 넓히고, 나눔과 배려를 실천하려고 국외 이동수업을 하고 있다. 가장 가난한 나라지만 공동체·문화·자연 등 배울 게 많다”고 했다.

양업고는 1998년 천주교 청주교구 사제와 신자들이 힘을 모아 세운 대안학교다. 순교자 최양업 토마스(1821~61) 신부의 신앙·교육관을 본받고자 이름을 따서 지었다. ‘사랑으로 마음을 드높이자’는 교훈 아래 공교육을 거부하거나, 적응이 쉽지 않은 학생들을 거두고 있다. 2015년 충북교육청에서 자율학교로 지정받았고 지금까지 졸업생 632명을 배출했다.

장 교장은 “히말라야를 걸으며 호연지기를 기르고, 함께 걸으며 한 명 한 명 자신의 삶의 길을 만들었다. 인생의 주인공으로서 자신의 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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