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고등학생이 개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텔레그램 비밀방에서 2만개에 이르는 아동·청소년 성착취 영상이 유포되었다는 <한겨레> 보도(▶관련 기사 :[단독] 청소년 ‘텔레그램 비밀방’에 불법 성착취 영상 활개)에 대해 경찰이 11일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이날 텔레그램 비밀방에 대해 “인천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서 수사하도록 지휘했다”며 “사이버 성범죄의 특성상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신속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인천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증거 수집 등 필요한 조처를 빨리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텔레그램 비밀 채팅방 ‘공식 링크(Link) ○○○○방’이 각종 불법 성착취 영상과 사진 등의 링크를 공유하는 일종의 ‘허브’ 채널로 기능하며, 최대 9천명이 2만개에 달하는 불법 성착취 동영상을 유포했다고 보도했다. 이 채팅방에 모여든 이들은 ‘야동, 로리, 고어, 아동물, 국산, 연예인, 합성, 몰래카메라, 유출’ 등 특정한 키워드로 안내된 링크를 타고, 또 다른 비밀 채팅방으로 흩어져 갔다. 보도 이후 이 방들은 모두 활동을 중단하거나 폭파됐다. 비밀 채팅방을 운영하던 한 관계자는 “<한겨레> 보도로 텔레그램이 흉흉해져 당분간 운영을 중단한다”는 공지를 올리기도 했다.
김완 기자 funnybo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