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8월30일 부산에서 열린 ‘살리자 대한민국! 문 정권 규탄 부산·울산·경남 집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자녀 부정입학 의혹에 대한 시민단체 고발 사건과 관련해 8일 고발인 조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성상헌 부장검사)는 이날 오후 1시반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을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앞서 민생경제연구소 등은 나 원내대표가 자신의 딸·아들 입시 과정에서 각각 성신여대와 미국 예일대의 입학 업무를 방해했다며 지난 9월16일 검찰에 고발했다. 이후 최성해 동양대 총장의 사학비리 의혹과 스페셜올림픽코리아(SOK) 사유화 및 특혜 의혹 등 나 원내대표를 4차례 추가 고발했다.
나 원내대표의 아들 김아무개(23)씨는 2014년 미국 고교 재학 시절 서울대 의대 윤형진 교수 연구실에서 인턴으로 일했고, 이듬해 8월 미국의 한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의공학 포스터(광전용적맥파와 심탄동도를 활용한 심박출량의 타당성에 대한 연구)에 1저자로 등재됐다. 연구 포스터는 학회에서 연구 성과를 소개하기 위해 붙이는 초록 성격을 띤다. 포스터 공동 저자 중 김씨만 고교생이었고, 김씨는 포스터 발표 다음 해인 2016년 예일대 화학과에 진학했다. 이와 관련해 시민단체 등은 김씨가 방학 동안 윤 교수의 도움을 받고 서울대 연구실을 이용한 것은 ‘모친 인맥을 이용한 특혜’라며, 상당한 의학적 지식이 필요한 실험에 김씨가 직접 참여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는 나 원내대표 딸이 2011년 성신여대에 특수교육대상자 전형으로 입학하는 과정에서도 의혹이 있다고 주장한다. 2012학년도 수시 3개월 전에 애초 입시 계획에는 포함되지 않던 특수교육대상자 전형이 갑자기 신설됐고, 면접위원들이 면접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준 덕에 합격했다는 것이다. 나 원내대표는 스페셜올림픽코리아 회장에서 물러난 직후인 2016년 7월 딸 김씨가 스페셜올림픽코리아 당연직 이사에 이름을 올리는 등 김씨의 스페셜올림픽 활동과 관련한 특혜 의혹에도 연관돼 있다. 나 원내대표는 2011∼2016년 스페셜올림픽코리아 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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