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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방독면 쓴 시민들 “포스코는 세계적 기후 악당”

등록 2019-10-29 14:48수정 2019-10-30 14:47

미세먼지에 방독면 쓴 ‘미래 시민’들
강남 포스코 사옥 앞에서 포스코 규탄
국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11% 차지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중단해야”
녹색당과 시민들로 구성된 ‘녹색게릴라요정단’이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 앞에서 기후행동 ‘녹색으로 바위치기’ 행사를 열어 삼척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중단과 온실가스 감축 등을 요구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녹색당과 시민들로 구성된 ‘녹색게릴라요정단’이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 앞에서 기후행동 ‘녹색으로 바위치기’ 행사를 열어 삼척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중단과 온실가스 감축 등을 요구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서울의 미세먼지가 ‘매우 나쁨’ 단계인 29일 오전 11시50분께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정문 앞에서 갑자기 사이렌 소리가 울렸다. 그러자 화재 진압 현장에서나 볼 법한 방독면을 쓴 시민들이 등장했다. 미세먼지에 숨쉬기 힘든 ‘미래의 시민’들이다. 이들은 ‘너 기후악당 포스코’, ‘온실가스 당장 감축하라’, ‘지구에 온실가스 뿜지 마라’고 적힌 대형 손팻말을 들고 사옥 정문으로 모여들어 손에 든 연막탄을 터뜨렸다. 붉고 파란 연기가 건물 앞을 뿌옇게 흐리자 지나가던 시민들은 코를 막고 포스코 사옥으로 눈길을 돌렸다.

“기후위기 비상상황입니다! 북극곰이 아니라 인류가 위험에 처했습니다! 대한민국과 지구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 포스코를 강력히 규탄합니다! 포스코는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 1위 기업이자 세계적 기후 악당입니다!” 규탄의 목소리를 높이며 나선 이들은 녹색당과 시민들로 구성된 ‘녹색게릴라요정단’이다. 이들은 이날 포스코센터 앞에서 기후행동 프로젝트 ‘녹색으로 바위치기’ 1차 행동을 벌였다. 녹색게릴라요정단은 이어 포스코를 향해 “국내 최대 온실가스 배출원인 포스코 제철소의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발표하고, 포스코가 사실상 주인인 삼척 포스파워 석탄화력발전소의 건설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8월 환경부의 발표를 보면, 포스코의 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1%로, 국내 1000여개 기업 중 1위로 꼽혔다. 포스코에너지의 자회사 포스파워는 강원도 삼척시에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또 “포스코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국외 석탄 산업에도 투자하고 있다. 이같은 투자 및 개발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온실가스 저감 계획을 발표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이들은 “포스코가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해 해외 기업인 ‘부츠(Boots)’와 노르웨이 연기금은 포스코와의 거래를 전면 중지했다”며 “포스코는 녹색시대에 도태되기 시작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녹색당과 시민들로 구성된 ‘녹색게릴라요정단’이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 앞에서 기후행동 ‘녹색으로 바위치기’ 행사를 열어 삼척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중단과 온실가스 감축 등을 요구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녹색당과 시민들로 구성된 ‘녹색게릴라요정단’이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 앞에서 기후행동 ‘녹색으로 바위치기’ 행사를 열어 삼척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중단과 온실가스 감축 등을 요구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녹색당과 시민들로 구성된 ‘녹색게릴라요정단’이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 앞에서 기후행동 ‘녹색으로 바위치기’ 행사를 열어 삼척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중단과 온실가스 감축 등을 요구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녹색당과 시민들로 구성된 ‘녹색게릴라요정단’이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 앞에서 기후행동 ‘녹색으로 바위치기’ 행사를 열어 삼척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중단과 온실가스 감축 등을 요구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프로젝트를 주최한 고은영 녹색당 미세먼지 기후변화대책위원장은 “우리 삶의 토대인 환경이 훼손되면서 시민들이 결국 방독면을 쓰는 시대로 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방독면을 쓴 퍼포먼스를 준비했다”며 “시민들이 터뜨린 연막탄은 기업이 배출하는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퍼포먼스 뒤 확성기를 든 고 위원장은 포스코를 향해 “미세먼지에 시달리며 생명을 스스로 깎아먹으면서도 (포스코가) 삼척에 새롭게 석탄화력발전소를 짓는 건 이 시대에 걸맞은 온당한 모습인가”라며 “말로 할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 우리는 살기 위해 모였다. 포스코에 사회적 책임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노동자들이 지속가능경영에 대해 책임을 가지고 기업에 ‘정의로운 전환’을 같이 요구해주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공장 및 기업들을 중심으로 찾아다니며 이같은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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