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홍콩 시위에 연대하는 시민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우린 그렇게 두렵다/우린 그토록 애절하다/고개 들어서 구호 외치면서/자유는 다시 오길/총알 눈앞에 지나가/연기 목 안에 머무른다/피가 흘러도 한 걸음씩 간다/우리의 자유 위해.“
홍콩의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주한 중국대사관을 방문해 “중국 정부와 홍콩은 홍콩 시민들에 대한 반인륜적인 폭력을 당장 중단하라”라고 밝혔다.
홍콩시위를지지하는촛불시민연대, 국가폭력에저항하는아시아공동행동, 홍콩의진실을알리는학생모임 등 18개 시민단체 회원들과 시민들은 26일 오전 11시30분께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홍콩의 국가폭력과 인권침해에 저항하는 연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홍콩 시위대와 같은 노란색 헬멧, 마스크, 검은색 옷을 착용하고 “광복홍콩 시대혁명”, “경찰폭력 중단하라”, “긴급법을 철회하라”, “직선제를 실시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성명문을 내어 “홍콩과 중국 정부는 시민들에 대한 반인륜적인 폭력을 당장 중단하고 5개 요구안 협상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5대 요구안은 △송환법 완전 철회 △직선제 즉각 도입 △시위자들에 대한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자의 석방 및 사면 △경찰폭력에 대한 독립적인 진상조사위원회 설립 등이다.
이후 이들은 홍콩 시위 현장에서 울려 퍼지는 ‘홍콩에 영광을(Glory to Hong Kong)’의 한국어 노래 ‘영광이 다시 오길’을 부르며 서울 중구 명동의 주한 중국대사관까지 행진해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항의 서한에는 △시위대에 대한 폭력 진압 중단 및 현재까지 발생한 부상 및 사망에 대한 책임감 있는 해명 △시위대에게 자행되는 민간 테러에 대한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 즉각 마련 △10월5일자로 발효된 긴급법안 철회 등의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한국 정부를 향해서도 “침묵을 멈추고 국제 사회에 홍콩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하라”라고 요구했다.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홍콩 시위에 연대하는 시민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이들은 한국 시민들의 연대도 호소했다. 대학생 전명환(23)씨는 “학생단체에서 홍콩 시위대의 제작 문건을 번역해 한국에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홍콩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번역 하나하나가 모여 세계적인 지지로 이어질 수 있다. 다른 시민들도 홍콩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작은 것이라도 고민해달라”고 말했다. 지난 7월 홍콩에 방문해 시위를 함께했다는 이상현 중랑희망연대 사무국장은 “민주화의 불빛을 밝히기 위해 산에 올라 밤새 폰과 레이저 포인터로 불을 밝히고, 아침에 뜨는 해를 보며 내려왔다. 그 저항의 힘이 저에게도 국경을 넘어 폭력에 맞서 싸울 힘을 주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는 27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9번 출구에서 ‘정기 홍콩 연대 행동’을 개최할 예정이다.
글·사진 이주빈 기자 ye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