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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도공의 끈질긴 ‘갈라치기’에 수납원들 ‘끝나지 않는 농성’

등록 2019-10-23 15:46수정 2019-10-23 15:53

도공 ‘조건부 직접고용’ 합의에
톨게이트 노조 탈퇴·농성 이어가
대법 직접고용 판결에도
사쪽, 1심 판결 따라 수용 여부 뜻
수납원 900명은 또 기약없는 기다림
“이러려고 우리가 그 여름날 뙤약볕에서 싸운 게 아닌데…. 합의 안 했으면 1500명이 같이 직접고용 갈 수 있었을 텐데…. 조합원들을 계속 ‘갈라치기’ 하는 도로공사가 너무 원망스러워요.”

2004년부터 15년간 경기도 남양주시 남양주 톨게이트에서 요금 수납 노동자로 일해온 함해옥(51)씨는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의 중재로 한국도로공사(도공)와 ‘조건부 직접고용’에 합의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톨게이트노조 소속 조합원이었다. 그러나 합의문 체결 열흘이 지난 22일까지도 함씨는 경북 김천 도공 본사 앞 농성텐트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이번 합의안이 지난 8월 도공에 수납 노동자들의 직접고용 의무를 부과한 대법원 판결 취지에 어긋난다며 기존 노조를 탈퇴했다. 함씨를 포함해 한국노총 소속 톨게이트노조 탈퇴 조합원 60여명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조합원들과 함께 이날도 44일째 농성을 이어갔다.

이들은 도공과 톨게이트노조의 합의 탓에 900여명이 기약 없이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비판한다. 도공과 톨게이트노조의 합의안은, 자회사 전환에 동의하지 않은 수납원 가운데 2심 계류 중인 116명만 도공이 직접고용하고 1심 계류 중인 926명은 우선 임시직으로 고용한 뒤 1심 판결에 따라 직접고용 여부를 확정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2015년 이전 입사자 834명은 개개인 모두가 1심에서 이길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도공이 용역계약 과업지시서를 개정해 ‘불법파견 요소가 해소됐다’고 주장하는 2015년 이후 입사자 92명은 가장 먼저 나오는 재판 결과에 따라 나머지 인원의 직접고용 여부가 결정된다.

톨게이트노조 탈퇴자인 하명지(44)씨는 “(도공은) 처음엔 자회사를 받아들인 5000명과 거부한 1500명을 나누더니, 8월 말 대법원 판결 뒤에는 불법파견이라고 최종 확정받은 499명(중도퇴사자 203명 포함)과 1·2심 계류자를 나눴다. 이번 합의안에선 1심 계류자조차 2015년 입사 기준으로 또 나눈 것이다. 조합원 개개인은 힘이 없으니까 계속 ‘갈라치기’를 하는 것 아니겠나”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조합원 상당수는 농성이 장기화하자 당장의 생계 문제 등에 부닥쳐 원래 요구안에서 후퇴한 합의안을 수용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씨는 “수납 노동자 가운데 장애인이 적지 않고, 실업급여만으로 생활이 어려운 경우도 있어 두려움과 막막함에 함께 일했던 지부장 등의 의견을 따라간 경우가 많다”고 합의 직전 내부 상황을 전했다.

“합의 내용을 잘 모르는 분들은 ‘왜 너네는 억지를 부리냐’고 하기도 하는데 세부적인 사실을 알려드리면 저희가 옳다고 하시거든요. 도공이야말로 대법원의 직접고용 판결이 나왔는데도 억지를 부리는 것 아닌가요?”(하명지씨)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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