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는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검찰이 횡령과 배임 혐의로 징역 3년 실형이 확정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97)에 대해 형집행정지를 결정했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 17일 대법원에서 징역 3년, 벌금 30억원의 확정판결을 받았지만, 다음날인 18일 고령과 치매 등 건강을 이유로 형집행정지를 신청했다.
23일 서울중앙지검은 “형집행정지 신청이 들어옴에 따라 신 총괄회장의 건강을 면밀히 확인하고 의료계·법조계 등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형집행정지심의위원회를 열어 심의를 진행했다”며 “위원회 심의 결과 현재 고령(만 97살), 말기치매 등으로 거동 및 의사소통이 불가능하고,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수형생활이 어렵고 형집행시 급격한 질병 악화 및 사망 위험까지 있다고 판단해 형집행정지신청을 인용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향후 건강상태를 다시 심사해 형집행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앞서 신 총괄회장 쪽 변호인은 “97살 고령과 중증 치매인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형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수형생활 중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영양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신 총괄회장은 치매 증세로 2017년부터 법정후견인의 도움을 받고 있다.
형사소송법을 보면, 수감자는 △형 집행으로 건강을 해치거나 생명을 보전할 수 없는 염려가 있을 때 △70세 이상일 때 △잉태 후 6개월 이후 △출산 후 60일 이내 △직계존속이 중병·장애 등으로 보호할 다른 친족이 없을 때 △직계비속이 유년으로 보호할 다른 친족이 없을 때 △기타 중대한 사유가 있는 때에 한해 형집행정지를 신청할 수 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