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발족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은 “비입법적 조치로 실현가능한 법무검찰 개혁 방안을 신속히 제안해달라”고 당부했다. 위원장은 제1기 위원이었던 김남준 변호사(법무법인 시민)가 맡는다.

법무부는 30일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발족했다고 밝혔다. 조국 법무부 장관은 “지난 토요일 수많은 국민이 검찰개혁을 요구하며 광장에 모여 촛불을 들었다. 법무·검찰 개혁에 관한 국민 제안이 3일 만에 1300건을 넘었다”며 “누구도 함부로 되돌릴 수 없는 검찰개혁 방안을 국민의 눈높이에서 마련하고, 특히 비입법적 조치로 실현가능한 법무·검찰 개혁방안을 신속히 제안해달라”고 당부했다. 조 장관은 또 “법무·검찰 개혁은 주권자인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다. 우리는 명령을 받들어 역사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며 “검찰 권력은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제도적 통제 장치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난 11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두 번째 지시로 출범하게 된 위원회는 국회 입법이 필요 없는 검찰 형사부·공판부 강화와 직접수사 축소, 감찰제도와 검찰 조직문화 개선 등 방안을 마련하고 법무부 장관에게 시행을 권고할 예정이다.

위원은 총 15명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의 사법농단 사태를 세상에 알린 이탄희 변호사(공익인권법재단 공감·전 판사)가 참여한다. 또 황문규 중부대 교수, 장여경 (사)정보인권연구소 상임이사, 이석범 법무법인 한샘 변호사, 유승익 신경대 교수, 이현경 (사)한국여성단체연합회 사무처장, 권영빈 권영빈법률사무소 변호사, 천관율 시사인 기자, 정영훈 법률사무소 해율 변호사, 오선희 법무법인 혜명 변호사, 김용민 법무법인 가로수 변호사와 현직 부장검사와 평검사 각 1명, 검찰수사관 1명, 법무부 서기관 1명 등이 위원으로 위촉됐다.

이탄희 변호사는 지난 10일 자신의 에스엔에스에 “법무부 탈검사화를 빨리 완성하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와 수사권 조정 이외에 검찰 내부의 권력 분산 방안도 추진되길 바란다”는 글을 적은 바 있다. 위원장을 맡은 김남준 변호사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법위원장으로 활동했고, 문재인 정부 출범 뒤 인수위원회 역할을 했던 대통령 직속 정책기회위원회의 권력기관 개혁을 담당한 ‘국민주권분과’ 위원이었다.

위원회는 입법 절차를 밟지 않아도 실현 가능한 검찰개혁 방안을 마련해 법무부 장관에게 권고하게 된다. 직접 수사 축소와 관련해 특수부 축소와 형사부·공판부 강화를 추진하고, 피의사실공표 금지, 법무부의 검찰 감찰권 강화, 법무부 탈검찰화 등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제들은 공수처 설치나 검·경수사권 조정과 달리 국회 동의 없이 법무부 차원에서 진행할 수 있는 것들이다. 위원회는 이날 오후 열린 회의에서 첫 번째 안건인 형사부·공판부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앞서 조국 법무부 장관은 검찰개혁추진지원단을 발족하며 추진단이 법무검찰개혁위원회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매주 1회 정기적으로 열리며, 필요한 경우 임시회의를 연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