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순찰차 시민혼동 잦아
“이상한 차가 음주단속을 하고 있으니 빨리 와보세요.” 최근 서울 서대문경찰서 독립문지구대에 걸려온 신고 전화다. 교통순찰차 색깔이 하늘색과 흰색에서 흰색 바탕으로 크게 달라졌는데, 한 시민이 새로 바뀐 경찰차를 몰라보고 전화했던 것이다. 경찰청은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6일까지 전국 교통순찰차 650대 가운데 내년 교체될 차량을 뺀 495대를 흰색으로 도색했다. 그러나 기존 경찰차의 이미지가 워낙 강한데다, 바뀐 디자인이 별다른 특색이 없어 곳곳에서 경찰차를 일반 차량으로 혼동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새로 바뀐 디자인과 색깔이 사설 경비업체인 에스원과 캡스 차량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 노량진경찰서 서병수 경사는 “순찰차를 몰라 보고 앞에서 버젓이 중앙선 침범, 불법유턴 등 교통법규를 위반하다가 걸리는 차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순찰차가 30년 가까이 유지됐기 때문인지 시민들 10명 중 2명 정도가 경비업체 차량이 아니냐고 묻기도 한다”고 전했다. 영업용 택시를 모는 방아무개(41)씨는 “멀리서 보면 경비업체 차량과 구분이 안 된다”며 “사이렌만 울리면 경찰차인줄 알고 다 비켜줄테니 경비업체만 살맛난 건 아니냐”고 불평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의 한 경찰은 “차를 세워놓고 있는데 갑자기 술 취한 사람이 순찰차 뒷문을 열고 타서 놀랐다”며 “취객이 순찰차를 택시로 잘못 알아봤던 것”이라고 쓴 웃음을 지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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