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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법무부 요직 검찰국장·기조실장에 검사 원천 배제키로

등록 2019-09-19 18:38수정 2019-09-19 21:34

민주당과 18일 당정협의 때 비공개 보고
검사 인사권·검찰청 감사도 강화 추진
“명분은 탈검찰, 실질은 검찰장악” 비판도
조국 법무부 장관이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사법개혁 및 법무개혁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조국 법무부 장관이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사법개혁 및 법무개혁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법무부가 ‘탈검찰’ 개혁의 하나로 검찰국장과 기획조정실장에 비검사 출신을 임명하기로 했다. 또 법무부 장관의 인사 제청권을 실질화하고, 법무부 감찰관의 검찰청 감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장관의 검사 인사권과 통제권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취지인데,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 보장에 역행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법무부는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법무 당정협의에서 검찰청 인사·예산·조직을 총괄하는 검찰국장과 법무행정과 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조정실장을 비검찰 인사로 채우겠다고 비공개 보고했다. 현행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대통령령)에 검찰국장은 “검사로 보한다”, 기조실장은 “검사 또는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일반직 공무원으로 보한다”고 돼 있는데, 이를 삭제하겠다는 것이다. 이 두 자리는 지금껏 검사가 아닌 사람이 임명된 적이 없고, 현재도 현직 검사장(이성윤·김후곤)이 맡고 있다. 앞서 현 정부 출범 뒤 법무실장과 범죄예방정책국장 자리가 비검사 몫으로 전환돼, 이 보고대로 실행되면 법무부에 검사가 갈 수 있는 실·국장 자리는 없어진다.

법무부는 법무부 장관의 검찰 인사 제청권을 실질화하고, 법무부 감찰관의 검찰청 직접감사를 확대하겠다고도 보고했다. 일선 검찰청 감사는 주로 대검찰청 감찰본부가 담당해왔다.

이런 조처들의 명분은, 검찰 개혁과제로 손꼽혀온 법무부의 탈검찰화다. 특히 검찰국장은 법무부-검찰은 물론 청와대까지 잇는 가교역을 맡아왔다. 오병두 홍익대 법과대학 교수는 “엄격한 상명하복 조직인 검찰 조직의 구성원이 법무부에 오면 검찰의 뜻을 관철하려 할 것이다. 검찰의 감독관청인 법무부의 주요 보직에 검사가 있다면 자기 감독이 되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검찰 간부는 “지금도 센 장관 인사(제청)권을 실질화하고, 검찰에 대한 통제를 더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라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 탈검찰화라는 개혁 방향과 맞지 않는다”고 했다. 대검찰청을 경찰청이나 문화재청 같은 일반 정부부처 외청으로 취급하겠다는 취지라면, 다른 외청들처럼 인사·예산권도 일부 넘기는 게 합당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조국 법무부 장관은 20일 의정부지검을 찾아 첫번째 ‘검사와의 대화’를 연다. 앞서 조 장관은 직접 검사 및 직원을 만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법무부는 참석자들이 외부 시선을 고려하지 않고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비공개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강희철 선임기자, 최우리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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