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원양산업노조가 18일 서울 서대문구 사조산업 본사 앞에서 ‘갑질기업 사조산업 규탄집회’를 열고 김정수 대표의 막말을 규탄하고 있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김정수 사조산업 대표이사가 “선원은 (급여를) 주는 대로 받으면 된다” 등과 같은 막말을 해 선원들의 비판을 샀다.
전국원양산업노동조합은 18일 서울 서대문구 사조산업 본사 앞에서 모여 ‘갑질기업 사조산업 규탄과 조합원 생존권 사수 대회’를 열고 “김 대표가 선원들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일삼아왔다”며 김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노조는 김 대표가 임금교섭 과정에서 “선원은 (급여를) 주는 대로 받으면 된다” “사양길로 가는 산업은 접어버리면 그만”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한 김 대표가 “선원들은 나이가 많고 결혼도 못 해 혼자인 사람이 많으니 월급을 많이 줄 필요가 없다”거나 “중국 배는 꽁치 한 마리만 구워주면 한끼 밥을 다 먹는데 한국 선원들 밥상은 진수성찬이다” 등과 같은 발언을 했다고도 주장했다.
노조는 이날 집회에서 “사조산업이 운영하는 선박은 30년 넘은 노후선이 대다수인 데다가 선내 근로환경이나 주거환경도 말할 수 없이 열악하다”며 “선원들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불철주야 일하는데 지난해 김 대표는 ‘기름값이 올랐다’며 임금 동결을 주장했다”고 말했다. 이봉철 원양산업노조위원장은 “(선원들이) 20개월이 넘는 조업 기간 동안 육지에 발 한 번 닿지 못하고 어로 현장에서 가족과 사회와 격리된 채 하루 15시간 이상을 노동한다”며 “선원의 권익을 저해시키는 고질적인 문제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사양길로 가는 산업, 접어버리면 그만’이라는 발언을 하긴 했으나 임금이 너무 높으면 다른 나라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선원은 주는 대로 받으면 된다”는 발언에 대해선 “주는 대로 받으라는 게 아니라 계약대로 하면 되지 않느냐는 차원에서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재구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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