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전철에 치인 외주노동자 죽음 “코레일이 무리하게 낮시간대 업무 투입”

등록 2019-09-04 20:00수정 2019-09-04 21:35

전 동료와 3개 이동통신사 “선로 광케이블 작업 전철 끊긴 이후에만 한다”
코레일 “야간 공사 계획 위한 확인 작업이어서 낮에 했다” 해명
지난 2일 정아무개씨가 숨진 금천구청역. 이주빈 기자
지난 2일 정아무개씨가 숨진 금천구청역. 이주빈 기자
지난 2일 서울 시흥동 지하철 1호선 금천구청역 선로 인근에서 일하다 전동차에 치여 숨진 외주업체 노동자가 작업을 발주한 코레일 쪽에서 무리하게 전동차가 다니는 낮 시간대 업무에 투입하는 바람에 사고를 당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소방당국과 코레일의 설명을 종합하면, 외주업체 노동자 정아무개(44)씨는 지난 2일 오후 5시17분께 금천구청역에서 석수역 방향으로 운행하는 전동차에 치여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정씨는 사고 당시 선로 옆에서 광케이블 개량공사를 위한 사전 조사 작업을 하고 있었다. 코레일이 지난 7월4일부터 11월30일까지 경부선 금천구청역과 수원역 사이 모든 구간에 대해 공사를 해달라고 정씨가 소속된 외주업체 ㈜우신아이앤씨에 발주한 사업이다.

문제는 정씨가 보통 전동차가 다니지 않는 밤 시간대에 이뤄지는 작업을 낮 시간에 하다가 전동차에 치여 숨졌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정씨의 동료는 코레일의 조처를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씨와 3년 동안 함께 일했고 현재 다른 외주업체 소속으로 이동통신사의 발주를 받아 정씨와 같은 종류의 작업을 하는 김아무개(46)씨는 3일 밤 경기 광명의 정씨 빈소에서 <한겨레>와 만나 “나는 보통 전철 운행이 모두 끊긴 자정 이후 시간대에 단전을 하고 작업한다. 이동통신사에서 발주하는 작업에선 모두 그렇게 한다고 알고 있다”며 “위험한 낮 시간대에는 광케이블 작업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씨는 “코레일 같은 곳에서 외주 작업을 시킬 때 밤 시간에만 하면 작업 속도가 더디니 낮 시간에도 일을 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3개 이동통신사에서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케이티(KT) 관계자는 “우리는 열차가 다니는 낮 시간대에는 작업을 시키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선로 케이블 공사하는 외주업체를 선정할 때, 안전을 중요한 조건으로 건다. 선로 작업은 반드시 열차 운행 종료 뒤 0시30분 이후에 진행하게 되어 있다. 통신 3사가 선정한 감독관 입회하에 안전 장구를 착용하고 진행한다”고 말했다. 엘지(LG)유플러스 관계자도 “선로 광케이블 작업은 전철이 안 다니는 새벽 시간에 전기를 끊고 한다”며 “지하철이나 지상철이나 마찬가지다. 심지어 옥외에 있는 역사 건물도 야간에만 작업한다”고 말했다. 에스케이(SK)텔레콤 관계자도 “우리도 지하철이 다니지 않는 시간에 하고 안전 담당자가 동행한다”며 “그런 조건을 걸어야 발주할 수 있는 거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야간작업이 일반적이지만, 선로 위나 선로 주변 2m 이내의 위험구역 작업이 아니라면 낮 시간에도 작업을 승인할 수 있다. 정씨는 위험구역이 아닌 선로 주변 3m 지점에서 하는 일이었고, 사고가 난 날에는 공사를 한 게 아니라 야간에 할 공사 계획을 세우기 위한 확인 작업이어서 낮에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주빈 김윤주 기자 ye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