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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교도서 보내달라” 치안센터서 행패 40대 “취직 안돼…”

등록 2005-12-26 19:53수정 2005-12-26 19:53

성탄절 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교도소에 보내 달라”며 치안센터에서 행패를 부린 40대 남자가 불구속 입건됐다.

최아무개(43)씨는 25일 밤 10시30분께 서울 동부경찰서 성수2치안센터를 찾아 “사는 게 힘들다. 차라리 교도소에 보내 달라”며 문을 발로 차고, 이를 말리는 경찰관을 흉기로 위협하다 손을 다치게 했다. 당시 최씨는 소주 2병을 마신 상태였다.

경찰 조사 결과, 그동안 최씨에게는 여러 차례 불운이 겹친 것으로 나타났다. 1991년 광주의 한 공장에서 일하던 중 프레스기에 왼손이 끼어 중지를 뺀 손가락 네 개를 잃었다. 이 사고로 최씨는 장애4급 판정을 받았고, 이후 부인과도 사이가 나빠져 이혼했다.

이혼 뒤 그는 두 딸을 아내에게 맡긴 채 서울로 올라와 7가구가 사는 다가구주택에서 단칸방을 얻어 홀로 생활해 왔다. 그는 “서울로 올라온 이후로 가족들을 한 차례도 만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8월 서울 동대문의 한 쇼핑몰에 청소부로 취직해 월급 95만원을 받으며 생활이 안정되는 듯했지만, 11월 동료와 싸운 뒤 그 일마저도 그만두고 말았다. 최근 최씨는 누나의 도움으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술이 깬 최씨는 “취직도 안 되고 사는 게 너무 힘들어 그랬다”며 선처를 요구했고, 경찰은 검찰의 지휘를 받아 최씨를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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