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품된 찐문어를 다시 판매할 목적으로 냉동창고에 보관·진열해두었던 수사물가공업체 대표 등에 대해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재판을 다시 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ㅇ수산식품 주식회사 구아무개 대표이사와 윤아무개 영업이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의정부지방법원 합의부에서 다시 재판하라고 9일 판결했다.
구씨 등은 2016년 3월 회사 냉동창고에 찐문어 381.8㎏을 표시사항을 표시하지 않고 진열·보관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진열에 해당한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표시사항을 표시하지 않은 채 식품을 보관한 행위는 ’판매를 목적으로 한 진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표시사항을 표시하지 않은 식품을 영업을 위해 단순히 보관하는 등의 영업 준비행위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영업자가 영업을 영위하면서 영업에 필요한 식품 등을 일정한 장소에서 일정한 조건 아래 보관하고 있는 것을 영업에 사용하지 않는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찐문어를 제조한 후 이를 판매하였다가 반품받아 냉동상태로 보관한 것이 다시 판매하기 위한 것이라면 영업에 사용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단해 표시 없이 식품을 보관한 행위를 유죄라고 지적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