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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4명중 1명 “의원 진료뒤 큰병원 다시 가”…대형병원 쏠림 심화

등록 2019-08-07 04:59수정 2019-08-07 07:23

동네병원 강화 필요한 이유

“치료효과 별로” “진단 신뢰 못해”
현 체계론 만족도와 기대치 낮아
“의원 다녀봤지요. 10여년 전 처음으로 고혈압을 진단받은 곳도 집 가까운 의원이고요. 몇년 약을 먹다가 두통이 심해져 혹시나 하고 시티(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를 받으러 대학병원에 간 뒤로 아예 옮겼습니다. 진료비는 더 비싸도 대학병원이 훨씬 믿음이 가니까요.”

김아무개(67·여)씨는 한달에 한번 정도 서울의 한 대학병원을 찾아 고혈압 진료를 받는다. 김씨는 보통 한번에 1만4천원가량 진료비를 내는데, 의원에서 진료받을 때 내는 약 4천원보다 몇배 많다. 대학병원에 가면 진료 대기시간도 길지만 김씨는 “의원에 가면 많이 기다리지 않고 진료를 받을 수 있지만, 약 처방만 빨리 받을 뿐 그다지 이점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병원에서 처음 진료를 받았을 때 머리 쪽 시티 검사뿐만 아니라 심장 기능 검사 등을 함께 받아 검사비만 수십만원을 냈다. 아예 고혈압 진료를 위해 대학병원을 방문한 다음해부터는 건강검진도 옮겼다. 그는 “대학병원에는 새로운 검사 장비가 구비돼 있어 의원에서 받던 검진보다 훨씬 신뢰감이 간다”고 말했다. 고혈압 치료부터 건강검진까지 비용을 더 들이더라도 신뢰할 수 있는 의료기관에서 받고 싶다는 것이다.

김씨와 같은 생각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7월 펴낸 <미래 보건의료 정책 수요 분석 및 정책 반영 방안> 보고서에서도 확인이 된다. 19~69살 성인 2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동네의원의 의료서비스가 만족스럽지 않은 이유에 대해 ‘치료 효과가 좋지 않아서’(26.6%), ‘질병 진단을 신뢰할 수 없어서’(25.8%), ‘의료진(의사 및 간호사)에 대한 신뢰가 낮아서’(20.1%) 등으로 답했다. 이 때문에 응답자의 4명 가운데 1명가량인 24.7%는 동네의원을 이용한 뒤 한달 안에 같은 질환으로 상급종합병원 등 대형병원을 찾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일차의료만성질환관리추진단’이 지난해 당뇨 환자 44명을 집중 인터뷰해 조사한 결과를 봐도, 의원을 이용하는 경우 의사와의 상담보다는 ‘약을 빨리 받기 위해 찾는다’고 답했다. 또 당뇨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운동, 식사 조절 등 생활습관의 교정도 중요한데 약 말고는 별다른 관리 서비스를 기대하지 않고 있었다. 이에 견줘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하는 이들은 의원급 의료기관에 대한 불신이 크고 전문과목 협진과 종합적인 관리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관리추진단 연구팀은 “당뇨 환자가 기대하는 서비스 가운데 대부분을 현재 의원에서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고혈압·당뇨 등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합병증이 생기면 환자의 고통은 커지고 보험 재정도 낭비된다는 것이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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