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역 광장에서 시작한 제133차 태극기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태극기를 비롯한 깃발을 흔들고 있다.
“광화문 광장만큼은 포기할 수 없습니다. 애국시민 여러분과 함께 승리의 그날까지 광화문 광장을 지켜내겠습니다. (광장으로) 진군합시다.”
13일 오후 1시께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제133차 태극기집회에서 우리공화당 당원들을 비롯한 집회 참가자들(주최측 추산 5만명)은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우리공화당의 ‘천막 당사’를 사수하자고 입을 모았다. 우리공화당이 지난 8일 청계광장에 위치한 천막 2동을 자진 철거한 데 이어 지난 11일 세종문화회관 앞 천막 4동까지 자진 철거하면서, 광화문 일대 곳곳에 차려졌던 우리공화당 천막은 광화문 광장에만 남게된 상황이다.
이날 집회에 나온 우리공화당 관계자들은 광화문 광장에 남은 천막만큼은 지켜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는 “현 정권이 광화문 광장을 좌파의 붉은 광장으로 만들려고 했는데 우리공화당이 이 광장에 진격해 좌파가 놀란 것 같다”며 “이제 광화문 광장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투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함께 참석한 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도 “대통령이 우리 천막을 두고 뭐라고 하더라도, 광화문 광장을 포기할 수 없다”며 “광화문 광장을 탄압할수록 태극기 세력은 하나가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그러면서 “승리하는 그날까지 광화문 광장을 지켜내겠다. 그곳으로 진군하자”고 말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또 지난 5월부터 광화문 광장과 청계광장, 세종문화회관 인근에서 이어진 우리공화당의 천막 설치가 정당한 정치활동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인지연 우리공화당 수석대변인은 “우리공화당의 천막 당사 투쟁은 헌법 8조에 의거한, 국가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정당활동”이라고 말했다. 매주 토요일마다 태극기 집회에 나온다는 참가자 임아무개(74)씨도 “(우리공화당의 천막은) 철거를 할 대상이 아니”라며 “우리 목소리를 대신해주는 사람이 없는데 천막이라도 있어야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서울시가 언제 철거를 집행할지 몰라서 그렇지, 시간만 정확히 알면 직접 가서 철거를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우리공화당은 지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숨진 사람들을 추모한다”며 지난 5월10일 광화문광장에 농성 천막을 차렸다. 서울시는 자진 철거를 요청하는 계고장을 수회 발송한 끝에 지난달 25일 강제 철거에 나서 천막을 치웠으나 우리공화당은 같은 날 오후 광화문광장에 더 큰 규모로 천막을 설치했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지난달 28일 천막을 인근 청계광장으로 옮기기도 했으나 지난 6일 광화문광장에 다시 천막을 차렸다. 아울러 지난 5일에는 세종문화회관 앞에 천막 4동을 기습 설치했다가 지난 11일 다시 철거했다. 이처럼 우리공화당의 기습 천막 설치와 점거가 이어지면서 광장을 이용하려는 시민들의 불편을 가중시킨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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