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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수영 “거짓 드러났어도 난자기증운동 계속”

등록 2005-12-23 17:35수정 2005-12-23 18:11

5일 서울 삼성동 아이콜스 빌딩에서 열린 ‘연구치료 목적 난자기증 지원 모임 사무국 개소식’에서 참석자들이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왼쪽부터 여의도 중앙검진센터 안종남 이사장, 아이콜스 이수영 대표,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정하균 회장,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 서울/연합뉴스
5일 서울 삼성동 아이콜스 빌딩에서 열린 ‘연구치료 목적 난자기증 지원 모임 사무국 개소식’에서 참석자들이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왼쪽부터 여의도 중앙검진센터 안종남 이사장, 아이콜스 이수영 대표,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정하균 회장,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 서울/연합뉴스
“황 교수 논문이 거짓으로 판명이 났지만, 줄기세포 연구를 위한 난자 기증 운동을 계속하겠다.”

서울대 황우석 교수의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이 조작되었다는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중간조사 결과가 발표된 가운데 ‘연구치료목적 난자기증지원재단’(이사장 이수영·아이콜스 대표이사)은 연구 및 치료를 위한 난자 기증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수영 이사장은 23일 오후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황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가 거짓으로 판명이나 실망스럽다”면서도 “난치병 환자를 위한 줄기세포 연구에 쓰이는 난자 난자기증 운동은 이것과 상관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까지 난자 기증 협약을 맺을 곳은 황 교수팀이 주축이 된 세계줄기세포허브이지만, 난자기증재단 설립 목적이 황 교수팀 연구를 지원하기 위함은 아니”라며 “세계줄기세포허브의 연구가 중단된다면 미즈메디병원, 차병원 등 다른 (수정란) 줄기세포 연구기관과 협력관계를 구축해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난자기증재단의 설립 목적은 난자를 필요로 하는 치료 목적의 연구활동에 대한 자발적 난자 기증 문화의 확산”이라며 “황 교수 논문의 진위 여부와 상관 없이 장애와 희귀, 난치병 질환으로 고통 받는 분들의 유일한 치료법이자 희망이 될 수 있는 줄기세포 연구는 계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난자기증재단에 난자 기증 의사를 밝힌 여성은 모두 114명이다. 이들 가운데 실제 기증절차에 들어간 사람은 2명이며, 이들의 경우 난자 채취 과정에 대한 상담과 기초 건강검진까지 진행됐다. 그러나 황 교수 연구에 대한 진위논란이 일면서 기증 절차가 중단된 상태다.

이 이사장은 황 교수 연구팀과 난자 기증 협조가 이뤄진 것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줄기세포 연구와 관련해 널리 알려진 곳이 황 교수 연구팀과 세계줄기세포허브이지 않았느냐”며 “연구 논문이 허위·조작으로 판명돼 실망스럽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는 논문의 진위 논란이 일면서부터는 황 교수와 연락을 취하지 못했다. 때문에 황 교수가 논문을 조작한 이유와 과정 등을 자세히 알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솔직히 몇년 안에 실제적인 치료법이 개발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진심으로 황 교수의 연구가 성공할 것이라 믿었고, 꼭 성공하기를 바랐다”며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장애·희귀·난치병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치료법이 개발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 난자기증재단 : 황 교수에 대한 한국민의 열광적 성원의 상징

‘연구·치료 목적 난자기증지원재단’은 <피디수첩> 보도와 관련해 황우석 교수 연구에 제공된 난자의 윤리성 문제가 부각되자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단체로, 황우석 교수에 대한 한국민의 열광적이고 범국민적인 상징의 하나로 세계에 알려졌다.

난자기증재단은 지난 11월21일 “난자 기증과 사용 등의 절차를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한 창구로 활용하겠다”며 “국내·외 여성이 난치병 치료를 위해 난자를 자발적으로 기증,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설립됐다.

이 재단에는 아이콜스 이수영 사장 외에 방송인 김미화씨와 국회의원 송영선, 진수희, 장향숙과 오세훈 변호사, 유순신 유앤파트너즈 사장, 윤강준 강남베드로병원 원장, 이광원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이사, 정하균 한국척수장애인협회장 등이 창립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초대 이사장 이수영씨는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되었지만 장애를 극복하고 미국 뉴욕시 형사법원 판사로 임명된 정범진 씨의 부인이다.

난자 사용 개수도 황 교수 속인 것 드러나

난자기증재단이 출범할 당시 황우석 교수진이 난자 17개당 줄기세포 1개를 확립한 것으로 알려져, 여성 1인이 제공하는 난자로 하나의 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다는 희망찬 ‘전망’ 속에 있었다.

황우석 교수가 발표한 2005년 <사이언스> 논문에는 185개의 난자로 11개의 줄기세포를 만든 것으로 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의 폭로와 장상식 한나산부인과 원장의 추가 난자 제공사실이 알려지면서 현재 황 교수가 사용한 난자는 1000여개가 넘는다.

23일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발표에서도 노정혜 연구처장은 “(황우석 교수가) 사용한 난자 개수도 조사 중”이라며 “<사이언스>에 보고한 것보다는 훨씬 많이 사용했다는 건 파악했다”고 밝혔다.

난자 사용 개수를 넘어, 실제 황우석 교수 연구의 배아줄기세포 자체가 존재하는지도 현재로서는 의혹에 싸여 있다. 황 교수도 “없다”고 시인한 상태이며, 서울대가 수의대 연구실에 냉동보관 중이던 것을 해동시켜 디엔에이 지문분석을 의뢰한 2·3번 줄기세포가 과연 체세포 핵치환 배아줄기세포인지도 현재론 명확하지 않다.

이 세포들은 <피디수첩>의 분석결과, 체세포 제공자의 디엔에이와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 상태다. 사용 난자 개수의 축소 발표, 배아줄기세포의 존재 미확인 사실이 드러나 황 교수 연구는 난자의 효율성 자체를 따질 수 없는 상황이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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