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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아이러브황’, “조작이어도 우리는 황을 믿는다”?

등록 2005-12-23 13:40수정 2005-12-23 13:52

아이러브황우석 카페 메인화면.
아이러브황우석 카페 메인화면.
서울대 발표이후, 회원 8만 ‘아이러브황’ 풍경…24일 촛불집회
서울대 조사위원회가 중간발표에서 2005년 <사이언스> 논문에서 “단순 오류가 아닌 고의 조작이 있었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황 교수를 지지하는 ‘아이러브 황우석 카페’ 회원들은 여전히 황우석 박사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표시하고 있다.

회원들은 “중간조사 결과 2개의 줄기세포를 11개로 부풀려 논문조작을 했다는 것이지만 이것은 황 교수가 기자회견 등을 통해 밝혔던 내용”이라며 “이 결과와 상관없이 황 교수님을 믿으며, 줄기세포의 존재가 확인된만큼 그의 연구가 계속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중간조사 발표 전부터 “중간발표는 우리가 예상한 대로일 것이며 안 봐도 뻔한 것들이다. 절대 동요할 필요가 없다”는 공지사항을 올리며 ‘집안단속’에 나섰던 운영진의 활동과 맥을 같이 한다. 그러나, 운영진은 노정혜 연구처장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 이 공지사항을 삭제했다.

‘우석과 민족’은 “황 박사의 모든 것이 거짓이어도 그를 믿고 용서하겠다”고 밝혔으며, ‘소리미’는 “줄기세포 1개만 있어도 되었는데 2개씩이나 있었다”며 황 교수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표명했다.

‘다리마’는 “새로운 것은 하나도 없으며, 조작이라는 판단도 조사위원들의 국히 주관적인 판단일 뿐 객관적인 증빙은 전무하다”며 조사결과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슬픈인생’은 “황 박사를 이대로 놔두면 한없이 추락한다”며 “국민이 나서 도와드려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일부 회원들은 ‘진실이 곧 밝혀질 것’이라며, 디엔에이 지문분석 결과를 기다리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murang66’은 “우리는 이제 황박사님을 믿고 DNA 검사 결과만 기다리면 된다. 황 교수를 믿는다”고 글을 남겼으며, ‘판애플’도 “황 박사님 힘내세요. 언젠가는 모든 게 밝혀질 날이 꼭 올거다”라고 황 교수를 격려했다.

이들은 중간조사 결과 발표와 상관없이 오는 24일 황 박사를 지지하는 촛불집회를 서울 청계천 등 전국 각지에서 열기로 했다. 이들은 “황 박사가 일어나는 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오고 있다”며 촛불기원을 통해 황 박사에게 힘을 실어준다는 계획이다.

회원만 8만여명에 달하는 이 카페는 그동안 난자의 자발적 공여와 <피디수첩> 폐지 및 <문화방송> 광고 중단 등을 통해 황우석 교수 지지 여론을 만들어왔다. 그러나 운영자 ‘빈주’가 황 교수의 언론 자문역할을 맡았던 윤태일(리더스미디어 대표)씨로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노정혜 서울대 연구처장은 23일 기자회견에서 “고의적으로 2개(2,3번)의 줄기세포를 11개로 부풀렸으며, 이 과정에서 황 교수가 개입했다. 이는 황 교수도 인정하고 있다”며 “과학의 근간을 흔드는 논문 조작이 드러난 이상 징계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과학도들, “논문 조작 사실 드러났으니 징계 뒤따라야”

과학도들 사이에서는 황 교수의 논문 조작 사실과 관련 “징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게시판을 통해 황 교수 논문의 사진 및 디엔에이 핑거프린팅 조작 의혹을 제기했던 브릭 회원들은 황 교수가 2, 3번 줄기세포를 가지고 11개 줄기세포로 부풀렸다는 서울대 조사결과에 대해 “이곳에서의 분석이 모두 맞았다(‘sthb...’)”며 “디엔에이 핑거프린팅 결과를 지켜보자”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무너진 과학계의 자존심을 다시 세우기 위해 관련자들을 징계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ctan...’는 “2005년 논문에 조작이 있었음이 드러난 것만으로도 황 교수를 학계에서 영원히 퇴출시켜야 하며, 연구비를 회수하고 박사학위도 취소해야 한다”며 “강성근, 이병천, 권대기, 노성일, 윤현수, 김선종, 서울대 및 한양대 윤리위원회(IRB)도 강력한 징계를 해 한국 과학계의 무너진 자존심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에 유학 중인 한인 과학도들도 논문 조작의 책임을 물어 관계자들의 처벌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나섰다. 이 대학 공학박사인 강주현 연구원과 미생물학 등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김윤철, 전태준, 박의선씨 등은 지난 20일(현지시간) `황우석 교수 사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홈페이지(http://biopeople.pe.kr/index.html)를 열어 서명을 받고 있다.

이들은 성명에서 “국내 과학자 및 국외 과학전공 유학생들의 이름으로 현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자 서명운동을 진행한다”며 “문제의 핵심은 난자 채취 과정의 윤리성과 논문 조작 여부이지 줄기세포의 존재 여부가 아니며 연구원에 대한 착취, 비상식적인 저자 선정 등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황 교수가 지금이라도 국민과 과학자에게 사죄하고, 조작된 논문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한국 과학계가 지니고 있는 모든 부정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내포하는 이번 사태를 철저히 조사하고 징계해 한국 과학계에서 잘못된 관행이 뿌리뽑히는 계기로 삼자”고 주장했다.

이들은 ▲황 교수에게 집행된 모든 연구비에 대한 회계 감사 실시 ▲황 교수 이외에 이병천, 강성근, 윤현수, 노성인, 권대기, 김선종씨의 논문 조작 관여여부 조사와 처벌 ▲난자 채취와 사용의 불법성 여부 및 생명윤리법 시행 이후 불법 난자 채쥐 여부 조사 ▲언론의 과도한 황 교수 우상화 시정 및 반성을 촉구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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