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대생들이 대학원생을 성추행했다가 고발돼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서어서문학과 ㄱ 교수 연구실을 점거했다. ㄱ 교수 연구실 앞에는 ‘파면’을 촉구하는 포스트잇이 붙어 있다.
서울대 학생들이 대학원생을 성추행한 교수의 파면을 요구하며 해당 교수의 연구실을 점거했다. 학생들은 점거한 연구실을 ‘학생 공간’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대학교 ㄱ 교수 사건 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특위)와 이 대학 인문대 학생회 소속 학생 10여명은 2일 오전 11시께 서어서문학과 ㄱ 교수 연구실을 점거했다. 연구실 문에는 “이곳은 학생공간입니다” “빈방입니다” “ㄱ 교수를 복귀시키려거든 우리를 내쫓으십시오” 등 ㄱ 교수의 파면을 촉구하는 쪽지가 붙었다. 학생들은 ㄱ 교수의 파면이 확정될 때까지 연구실을 점거한다는 방침이다.
특위는 학교 징계위원회에 학생 참여가 막혀 있는 상황에서, 학생들의 뜻을 징계위에 전달하기 위해 점거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특위는 이날 낸 입장문을 통해 “ㄱ 교수는 인권센터에서 성추행 등 성폭력 사실이 인정됐고, 연구진실성위원회 예비조사를 통해 비위 사실이 있음이 인정돼 징계 절차를 밟고 있다”며 “그는 직위해제 상태로 학교에 출근하지 않고, 따라서 이 방은 원래 빈방이다. 오늘부터 사무실을 학생 공간으로 전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는 넉달 넘게 그에 대한 징계 결정을 내리지 않고 미적거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ㄱ 교수는 2017년 외국의 한 호텔에서 대학원생 김실비아(29)씨의 다리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한 의혹을 받고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지난달 19일엔 피해자 김씨가 ㄱ 교수를 강제추행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윤민정 특위 공동대표는 “처음 인권센터에서는 파면이 아니라 정직 3개월을 권고했다”며 “선례를 보더라도 이대로 가다간 ㄱ 교수가 복귀할 것 같다는 걱정이 든다”고 점거 이유를 설명했다.
학생들의 연구실 점거와 관련해 서울대는 “인문대를 중심으로 (학생들과) 대화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글·사진 이주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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