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사회연구> 편집위원회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주최한 ‘한국의 청년은 행복한가? : 청년 행복의 현주소와 방향 모색’ 콜로키움이 지난 2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다. 신은재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연구원.
청년은 힘들다. ‘88만원 세대’, ‘N포 세대’라는 말에서 보듯 청년들의 고통은 깊은 수렁에 빠진채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청년고용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저 수준이고, 대부분의 청년은 마음 편히 지낼 수 있는 집도 준비할 수 없는 처지다. 세계 유례를 찾을 수 없는 한국의 빠른 고령화는 청년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삶은 나아지지 않는데 사회적 부담은 커지고 있는 탓이다. 청년들은 왜 힘들고, 청년들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보건사회연구> 편집위원회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주최한 ‘한국의 청년은 행복한가? : 청년 행복의 현주소와 방향 모색’ 콜로키움이 지난 2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한국 청년이 겪고 있는 고용·소득·주거 문제를 비롯해 정신건강 등 전반적인 부분이 논의됐다.
■ 통계로는 보이지 않는 청년의 빈곤
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자료(2015년)를 보면 19~34살 청년의 빈곤율은 6.3%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 숫자만으로는 청년 빈곤의 현실을 제대로 알 수 없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문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독립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이 없는 청년이라도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면 빈곤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된다”며 “빈곤율을 계산할 때 가구소득을 기준으로 계산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부모와 따로 사는 청년의 빈곤율만 따지면 10.1%로 부모와 함께 사는 청년 빈곤율의 두배가량 된다. 특히 부모와 함께 살지 않는 19~24살이하 이른바 ‘초기 청년’의 빈곤율은 36.5%로 상당히 높다. 김 연구위원은 “초기 청년의 경우 고용 부분이 크게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 경제력, 주거, 건강, 고용, 사회문화적 자본, 안정성 등 6개의 지표들을 활용해 청년 빈곤율을 조사한 결과 “고졸 이하는 대졸 이상의 청년보다 주거를 제외하면 모든 부분에 있어 더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 노인자살만큼 심각한 청년자살
노인자살 만큼, 청년 자살 문제도 심각하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장숙랑 중앙대학교 교수(간호대학)는 ‘82년생 김지영’이 ‘51년생 엄마’보다 자살위험이 5배 가량 높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가 한국 여성 가운데 1982년생·1986년생·1996년생이 20대였을 때와 1951년생이 20대였을 때 자살률을 비교한 결과, 각각 엄마 세대보다 자살 위험이 5배, 6배, 7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장 교수는 “(젊은이들에게) 어쩌면 전쟁과 같은 트라우마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우리나라는 연령효과가 있어 나이를 먹으면 자살고위험군으로 가는 메커니즘이 있다. 지금 청년들이 노인이 된다면 자살율이 더 올라갈까봐 걱정이 된다”고 지적했다.
1951년생의 자살율과 각 년도 출생자의 자살율비. 장숙랑 중앙대 교수 제공
노동시장도 지금의 청년 세대에게 가혹하다. 변금선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1960년대생과 1980년대생이 20대때 노동시장에 들어가게 되는 유형을 비교한 결과를 발표했다. 변 부연구위원은 “‘요즘 청년들이 도대체 얼마나 어려운건데? 우리도 청년들때는 어려웠어’라는 말을 데이터로 확인하고 싶었다”면서 “60년대에 비해 80년대 출생자가 노동시장에 처음 진입할 때 저임금에 불안정한 일자리로 들어가는 유형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신은재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연구원 eunjae.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