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가 지난달 1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와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가 버닝썬 자금을 횡령하고 일본인 사업가 일행 등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 등으로 25일 검찰에 넘겨졌다. 지난 1월 경찰이 이른바 ‘버닝썬 게이트’에 대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선 지 약 5개월 만이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버닝썬 수익금 횡령에 가담한 승리 등 8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린사모’로 알려진 승리의 대만인 지인 린아무개(44)씨는 소재지가 불분명해 기소 중지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승리와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 버닝썬의 대주주인 전원산업 이전배 회장과 최태영 대표, 버닝썬의 두 공동 대표와 린사모, 린사모의 금고지기로 알려진 안아무개씨 등 8명이 버닝썬 수익금 18억여원을 횡령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가운데 승리와 유 전 대표가 린사모와 공모해 횡령한 버닝썬 수익금이 11억원2천여만원”이라고 말했다. 승리는 린씨의 금고지기 안씨가 관리하는 대포통장을 통해 버닝썬 직원을 고용한 것으로 꾸민 뒤 직원 인건비 5억6천여만원을 린씨에게 지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 같은 과정에 승리가 ‘몸통 역할’을 한 것으로 봤다. 경찰 관계자는 “버닝썬 설립과 운영에 승리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승리는 버닝썬 대표이자 자신의 친구인 이문호 대표를 버닝썬 자금 50%의 대리인으로 내세운 뒤 버닝썬 투자자로 대만인 린사모를 끌어 들이고, 횡령 방식을 주도적으로 결정했다. 설립부터 투자자 유치, 운영 등 모든 과정에서 이 대표가 승리의 동의를 얻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승리에게는 성매매 알선 혐의도 적용됐다. 경찰은 2015년 12월 일본인 사업가 일행이 한국에 방문했을 때 이들에게 수차례에 걸쳐 성매매 행위를 알선하고, 이후 한국에 방문한 홍콩·대만 일행에게도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 등으로 승리와 유 전 대표 등 27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다만 2017년 12월 필리핀 팔라완섬에서 승리가 업소 여성들을 동원해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대가성 등이 확인되지 않아 불기소(혐의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승리는 본인이 직접 성매수를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밖에도 승리는 가수 정준영(30)·최종훈(29) 등과 함께 있던 카카오톡 대화방에 불법 촬영물을 공유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승리는 ‘단톡방 문제’가 불거지자 단톡방 멤버들을 불러 “휴대전화를 바꾸자”고 하는 등 증거인멸교사 혐의도 받고 있다.
‘승리 단톡방’에서 ‘경찰총장’이라고 불린 윤아무개 총경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윤총경은 2016년 7월 몽키뮤지엄 개업 당시 식품위생법 위반 신고가 들어오자 서울 강남경찰서 경찰관들을 통해 단속 내용을 확인하고 유 전 대표에게 알려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윤 총경에 대해서는 청문감사실에 통보해 절차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