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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호남 폭설 이유 뭔가

등록 2005-12-22 19:38수정 2005-12-22 22:22

전날부터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22일 오후 전북 정읍시 이평면의 한 축사가 무너져 소들이 달아나자 주민들이 쫓아다니고 있다. 정읍/연합뉴스
전날부터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22일 오후 전북 정읍시 이평면의 한 축사가 무너져 소들이 달아나자 주민들이 쫓아다니고 있다. 정읍/연합뉴스
영하30도 찬공기+영상10도 서해, 눈구름 만든 뒤 내륙에 지속적 ‘공습’

호남 서해안 지역에 ‘눈 폭탄’이 쏟아지고, 20일 가까이 맹추위가 계속되는 이유는 뭘까?

기상청은 북반구 고위도 지역에 평년보다 크게 발달한 대륙성 고기압을 ‘주범’으로 지목했다. 김승배 기상통보관은 “겨울에는 대개 북극 상공에 찬 공기 덩어리가 발달하는데 올해 발생한 3개의 찬 공기 덩어리 가운데 하나가 동아시아 쪽으로 내려오면서 우리나라에 지속적으로 찬 공기를 쏟아붓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통 찬 공기 덩어리는 이동하면서 점차 세력이 약해져 새로운 찬 공기 덩어리가 내려올 때까지 3~4일 동안은 상대적으로 따뜻한 날씨가 된다. ‘삼한사온’ 현상이다. 김 통보관은 “그러나 올해는 평소보다 이른 12월 초부터 이례적으로 강한 대륙성 고기압이 형성돼, 북쪽에서 찬 공기가 보름 이상 지속적으로 뻔좆육?있어 삼한사온을 몸으로 느낄 수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북반구 500hPa 기류 흐름도
북반구 500hPa 기류 흐름도
찬 공기 덩어리의 위세가 워낙 강한 탓에 공기가 옴짝달싹 못하는 것도 추위가 계속되는 원인 가운데 하나다. 우리나라 겨울철의 전형적인 기압배치는 서쪽이 높고 동쪽이 낮은 서고동저형. 올해도 여전히 서고동저형 기압배치를 보이는데다, 유난히 고기압의 세력이 강해 서쪽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찬 공기가 밀려오고 있다. 그러나 올겨울은 한반도 동쪽에 자리한 저기압이 고기압을 저지해 사실상 공기가 막힌 듯 흐르지 못하는 ‘블로킹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기상청은 “이처럼 영하 30도 이하의 공기 덩어리가 오래 머물면서 수온이 영상 10도 정도인 서해와 만나 지속적으로 눈구름이 형성됐다”며 “이 눈구름이 강한 바람을 타고 내륙으로 들어오면서 폭설을 불렀다”고 설명했다. 올해 11월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 서해안의 바닷물이 서서히 식은 것도 눈구름 형성에 영향을 끼쳤고, 서고동저형 기압배치가 장기화하면서 북서풍을 맞는 서해안 지방에만 눈이 집중됐다.

단기간에 눈이 얼마나 강도 높게 내렸는지를 가늠하는 ‘최심 신적설량’(하룻동안 새로 쌓인 눈의 양)의 경우, 21일 정읍이 45.6㎝로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는 1982년 12월의 27.4㎝를 갈아치운 4일의 33.6㎝의 기록을 2주 만에 다시 경신한 것이다.

기상청은 22일 오후 2시 현재 일부 지역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졌으나, 이날을 고비로 23일에는 서해안 일부 지방에만 눈이 조금 온 뒤 다음주 초까지는 눈 소식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서해안에 눈을 뿌린 뒤 태백산맥을 넘어가는 찬 공기가 습기를 잃어 현재 동해안 지방에 건조주의보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기상청 관계자는 “기압배치가 서고동저형에서 북고남저로 바뀌는 1월 하순께 이후에는 동해안 지역에 눈이 내려 겨울 가뭄도 해갈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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