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직장폐쇄를 한 기간에 노동자가 위법한 쟁의행위를 했다면 평균임금 산정 기간에 그 기간을 포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김아무개씨 등 유성기업 노동자 104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직장폐쇄 기간을 평균임금 산정 기간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취지의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법에 돌려보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적법한 직장폐쇄를 한 결과 노동자에 대해 임금 지급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기간은 평균임금 산정 기간에서 제외되지만, 이러한 직장폐쇄 기간이 노동자의 위법한 쟁의행위 기간과 겹치면 산정 기간에 포함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근로기준법은 평균임금을 산정해야 할 사유가 발생하면 이전 3개월 동안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 일수로 나눠 산정하도록 한다. 다만 이전 3개월 이내에 직장폐쇄 등 쟁의행위가 있었다면 그 기간을 평균임금 산정 기간에서 제외하도록 한다. 쟁의행위 기간을 포함하면 평균임금이 낮아지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직장폐쇄 기간이라도 불법 파업 등 노동자가 위법한 쟁의행위를 한 경우엔 그 기간을 평균 임금 산정 기간에 포함해 노동자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판결이다.
유성기업은 지난 2011년 금속노조 유성기업 아산·영동지회 노조원들이 '주간 연속 2교대제 및 월급제 도입'을 요구하며 파업을 하자 직장폐쇄를 한 뒤 불법파업·공장점거 등을 이유로 20여명을 해고하는 등 징계처분을 내렸다. 출근정지나 정직 등의 징계처분을 받은 노동자들은 소명 기회 미부여, 비위항목 사전통지를 하지 않은 점 등의 절차적 하자가 있어 징계가 무효라며 징계 기간에 발생한 평균임금의 1.5배를 지급하라고 소송을 냈다.
1·2심은 모두 '절차적 하자로 인해 징계가 무효'라고 판단했다. 또 "근로기준법에 따라 직장폐쇄 기간은 평균임금 산정 기간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근로기준법 원칙에 따라 지급 금액을 계산했다.
대법원도 징계가 무효라는 하급심 판단에는 동의했다. 그러나 "직장폐쇄 기간이라도 위법한 노동자 쟁의행위가 있었다면 평균임금 산정 기간에 포함해야 한다"며 지급 금액 산정 관련해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민주노총 법률원 김태욱 변호사는 “원심에서는 유성기업 직장폐쇄의 적법성 여부를 고려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파기환송심에서 직장폐쇄와 쟁의행동의 적법성 등을 따져서 임금 산정을 다시 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2월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연차휴가 관련 소송에서 대법원은 “위법한 직장폐쇄 중 근로자가 쟁의행위에 참가했거나 쟁위행위 중 위법한 직장폐쇄가 이뤄진 경우에는
쟁의행위가 적법한지를 살펴 적법하다면 그 기간을 연간 소정근로일수에서 제외하고, 위법한 경우에는 연간 소정근로일수에 포함시키되 결근한 것으로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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