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와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5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노동사건 전문법원, 왜 필요한가’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 김병욱 의원실 제공
법원 공무원과 변호사 등이 토론회를 열고 노동사건을 전문으로 다루는 ‘노동전문법원’ 도입 필요성에 목소리를 모았다.
5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법원본부)와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조응천, 한정애 의원은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노동사건 전문법원 왜 필요한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토론회는 법원본부와 법원행정처가 맺은 단체협약이 계기가 돼 열렸다. 지난 3월 법원본부는 행정처와 단체교섭을 하면서 “노동사건을 전담하는 노동법원 설치를 위해 공동 노력한다”는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신인수 변호사(법무법인 여는·민주노총법률원장)은 노동사건을 신속하고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동법원이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노동분쟁 해결 절차는 이원화돼있다. 노동사건은 통상 노동위원회의 판단을 먼저 거치게 되는데, 당사자가 노동위원회 판정에 불복하면 사건은 법원으로 넘어간다. 사실상 ‘5심제(서울지방노동위원회 → 중앙노동위원회 → 법원 3심제)’를 거치는 셈이다. 신 변호사는 “이원적 구제절차로 인해 노동자의 권리 구제가 지연되고 있다. 법원은 법관들의 순환보직으로 인해 노동사건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노동위원회는 법률적 전문성이 떨어지는 문제도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신 변호사는 ‘참심형 노동법원’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참심형 노동법원은 판사뿐 아니라 노사가 추천한 노동전문가 등 ‘참심관’이 재판 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신 변호사는 “참심형 노동법원을 통해 직업 법관의 전문성 부족을 보충하고 노동사건 판결의 정당을 크게 높일 수 있다”며 “국민의 사법 참여도 촉진하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토론 세션에서는 현직 판사와 고용노동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법원본부 관계자 등이 노동법원 필요성을 두고 토론을 벌였다. 정병욱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는 “노동사건이 인권위, 권익위, 고용노동청 등 다양한 기관에 흩어져있는 게 현실이다. 노동사건을 포괄할 수 있는, 절차적 일관성 있는 사법기관이 부재하다는 게 큰 문제다. 노동법원을 통해 일원화를 이뤄내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노동사건 전담 재판부에서 1년여간 일한 경험이 있는 김광준 법원본부 서울중앙지부 부지부장은 “시간은 사용자 편이라는 말이 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노동자들은 문제 해결이 시급하지만 사용자는 그렇지 않다. 신속한 권리 구제 측면에서 노동법원 필요성이 논의돼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정부나 경총 관계자는 노동법원 설치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강승헌 고용노동부 사무관은 “신속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근로자의 권리를 구제하자고 만든 것이 노동위원회다. 노동위원회 판단 기간은 4개월에 불과하고 무료 대리인 선임도 가능해, 법원보다 접근성이 더 낫다”고 밝혔다. 김영완 경총 노동정책본부 본부장도 “참심 재판은 노사 갈등의 새로운 장으로 비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노동법원 설치 법안은 제 18대, 19대 국회에 이어 20대 국회에도 발의된 상태다. 김병욱 의원이 ‘노동소송법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2017년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상정된 뒤로 제대로 된 논의나 심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김병욱 의원은 토론회에서 “우리나라가 노동존중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이 제대로 재판받을 수 있는 전문화된 노동법원의 도입이 필요하다. 각계 의견을 수렴해 미흡한 부분을 가다듬어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