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지난해 군 인권센터에서 이뤄진 성추행 등 성 관련 상담 건수가 전년에 견줘 2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군 인권센터는 16일 ‘2018 군 인권센터 연례보고서’를 내고 “지난해 있었던 성희롱 등 성폭력 관련 상담 건수는 모두 83건으로 2017년 58건에 견줘 2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군 인권센터에서 이뤄진 성추행 관련 상담 건수는 모두 38건으로 2017년(16건)의 2.3배가량 됐다. 이는 전체 피해 유형 증가율 가운데 사망 사건 관련 상담 건수(2.4배)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성희롱은 20건에서 26건으로, 성폭력은 7건에서 8건으로 늘었다.
군 인권센터는 이와 관련해 “사회 전반에 퍼진 미투 운동의 여파 등으로 인권 의식이 향상된 것도 상담 건수를 늘리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우려스러운 점은 성추행 등 성폭력 상담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매년 2배 이상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임태훈 군 인권센터 소장은 “전문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2019년 내로 군 성폭력상담소를 설립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군 인권센터는 이를 위해 1억원가량을 목표로 ‘벽돌쌓기 모금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2400만원가량이 모였다.
지난해 군 인권센터가 접수한 상담은 모두 1238건으로 2017년에 견줘 19% 늘었다. 피해 유형 중에서는 성추행, 성희롱 등 성폭력 외에도 자살, 의문사 등 사망이 17건에서 41건으로 늘었고 사생활침해와 통제는 95건에서 145건으로 늘었다. 군 인권센터는 사망 사건 관련 상담 건수가 전년에 견줘 2.4배 늘어난 것과 관련해선 “지난해 9월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가 설립되는 등의 변화로 2018년 이전에 발생한 사망 사건에 대한 상담도 들어온 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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