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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연세대 이어 홍익대도…무인경비시스템 도입에 학생·경비 반발

등록 2019-05-10 11:17수정 2019-05-10 11:23

홍익대 CCTV·방범센서 등 무인경비시스템 도입 추진
경비노동자·학생 등 “무인화는 위험” 반발 하자
학교 “인력감축 사실무근…방범시스템 강화 위한 것”
지난달 11일, 홍익대학교 노학연대체인 ‘모닥불’이 홍익대 경비인력 감축 시도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모닥불’ 제공.
지난달 11일, 홍익대학교 노학연대체인 ‘모닥불’이 홍익대 경비인력 감축 시도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모닥불’ 제공.
홍익대학교가 무인경비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학생과 경비 노동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연세대와 숙명여대, 이화여대 등에서도 무인경비시스템을 도입하려다 경비 인력 감축을 우려하는 학생과 경비 노동자들과 마찰을 빚은 적이 있다.

9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홍익대는 지난해 12월 보안업체 케이티(KT)텔레캅과 계약을 맺고 무인경비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경비 노동자들이 학교 건물을 지키는 일반 경비와 함께, 출입통제시스템과 방범 센서, 시시티브이(CCTV)를 설치하는 방식의 무인경비를 병행하는 통합경비체계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출입통제시스템과 방범 센서는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고 시시티브이 설치 공사는 3월 말 완료된 상태다.

홍익대 학생들과 경비 노동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학교는 기존에 해오던 일반경비에 무인경비시스템을 더해 방범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이들은 학교 쪽이 사실상 점진적인 인력 감축을 통해 경비 무인화로 나아가려 한다고 주장한다. 박진국 전국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홍익대분회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12월 케이티텔레캅을 통해 학교에 무인경비시스템이 들어올 것이라는 공지와 함께 정년퇴임 등으로 발생하는 자연적인 인력 감축분은 따로 충원하지 않겠다는 통보도 받았다”며 “이런 식으로 경비 노동자 수가 줄면 무인경비시스템이 학교 경비를 책임지게 된다. 경비 노동자의 생존이 위태로워진다”고 지적했다. 박 분회장은 그러면서 “실제로 지난해 12월 경비 노동자 한명이 퇴임한 데다 이달 5일부터 2교대 근무가 3교대로 바뀌면서 인력 충원이 필요해졌는데, 현재까지 충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인력이 없어 경비초소 가운데 7~9개가량이 폐쇄됐다”고 덧붙였다.

홍익대 학생들 또한 경비 인력 감축으로 학생 안전이 위협받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특히 홍익대에는 미술 작업 등으로 늦은 시간까지 학교에 남아 있는 학생이 많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익대 노학연대모임 ‘모닥불’은 지난달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학교는 무인경비를 핑계로 26개의 경비초소를 17개로 줄였다”며 “시시티브이와 원격 장치만으로는 결코 학내 사건사고에 대처할 수 없다. 학생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선 대대적인 경비 인력 증원을 통해 유인경비와 무인경비 모두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모닥불 운영위원장도 “홍익대는 특성상 외부인 출입이 잦고 야간작업을 하는 학생이 많아 경비 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홍익대에서는 지난 3월7일 외부인이 여성 기숙사에 침입한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기숙사는 무인경비가 이뤄지던 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와 경비업체는 경비 무인화는 사실이 아니고 오히려 안전을 강화하는 쪽으로 경비 체계를 개선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홍익대 관계자는 “방범을 강화하기 위해 무인이 아닌 통합경비체계를 세운 것이고 인위적으로 사람을 줄인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케이티텔레캅 관계자도 “무인으로 대체하는 게 아니고 인력 사업과 병행하는 것”이라며 “일부 경비초소가 폐쇄되긴 했지만 방범시스템 설치로 인력이 불필요한 곳이 생겨 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인력 감축에 대해서는 최종적으로는 학교 쪽이 결정할 권한이 있다”며 확답을 피했다.

경비 인력 감축 문제를 두고 학교와 학생·경비노동자가 마찰을 빚는 일은 무인경비시스템을 도입한 대학 곳곳에서 잊을 만 하면 발생하고 있다. 전국공공운수노조의 설명을 보면, 숙명여대는 2016년 무인경비를 담당하는 보안업체와 계약을 맺을 당시 경비 인력 감축을 시도했다가 학생과 경비 노동자의 반발로 무산됐다. 이화여대도 2017년 말 경비 인력 감축 계획을 내놨다가 학생과 경비 노동자의 반대로 철회했다.

연세대는 지난해 8월께 야간 경비를 무인체제로 전환하고 정년 퇴임자에 대한 인력 충원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혀 경비노동자가 기자회견을 여는 등 항의 움직임이 일었다. 실제로 연세대에서는 지난해 15명가량의 경비 노동자가 정년퇴임한 뒤 충원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화여대와 연세대 등의 경비 인력 감축에는 최저임금 인상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손승환 전국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조직부장은 “경비 노조가 있는 서울소재 대학 10곳 가운데 출입통제설비나 방범 센서 등 무인설비를 설치한 대학은 8곳가량 된다”며 “대부분의 대학에서 인력 감축이 진행되거나 감축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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