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에서 발암물질로 작용할 수 있는 ‘엔-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엔디엠에이)이 기준치 이상 검출돼, 판매 중지됐던 고혈압약 175종 가운데 106종에 대한 판매 중단 조처가 해제됐다. <한겨레> 자료사진
원료에서 발암물질로 작용할 수 있는 ‘엔-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엔디엠에이)이 기준치 이상 검출돼, 판매 중지됐던 고혈압약 175종 가운데 106종에 대한 판매 중단 조처가 해제됐다. 지난해 중국 제지앙 화하이·중국 지앙쑤 종방사 등 국외에서 제조하거나 국내 업체가 수입·정제한 발사르탄에서 엔디엠에이가 기준치(0.3ppm) 보다 많이 검출됐으며, 해당 발사르탄을 원료로 한 고혈압약 175종은 판매가 중단됐다.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 대변인실 김달환 연구관은 “판매가 재개된 고혈압약 106종을 홈페이지(
https://www.mfds.go.kr/brd/m_74/view.do?seq=43359)를 통해 공지했다”며 “이들 제약사는 문제가 된 기존 제품을 모두 회수했다. 이후 발사르탄 생산 업체를 변경했으며 제조 과정에서 엔디엠에이가 검출되지 않았음을 증명한 경우”라고 설명했다. 엔디엠에이 발생 원인에 대해선 “발사르탄 제조 공정에서 용매로 사용된 디메틸포름아미드(DMF)가 고온(135℃)에서 생성시킨 디메틸아민이 질산염과 반응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판매 재개된 약에 사용된 발사르탄 제조 공정엔 이러한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판매 중단이 유지되는 고혈압약 69종은 해당 제약사가 판매 재개를 위해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경우이다.
지난해 8월 식약처는 미국·유럽 연구를 종합한 중간조사 결과, 제지앙 화하이사 발사르탄에서 검출된 엔디엠에이 평균값(59.4ppm)이 고혈압약에 함유돼 있음을 가정할 때, 이러한 약을 하루 최대 320㎎씩 3년 동안 복용한 경우 10만명 당 8.5명이 암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한 바 있다. 식약처는 2018년 12월 제지앙 화하이사의 발사르탄을 원료로 한 약을 복용해 온 13만1391명의 개인별 복용량과 기간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이러한 발암 가능성이 10만명 가운데 0.5명이라고 발표했다. 살아가는 동안 많은 발암물질에 노출되기 때문에 특정 약 섭취 시 10만명당 1명이 암에 걸릴 수 있다는 확률은 무시해도 된다는 것이 식약처의 설명이다. 발암 가능성 추정 결과가 달라진 데 대해선 “중간조사의 경우, 약을 하루 320㎎씩 3년간 복용한 경우를 가정해서 산출했다. 그러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환자들의 실제 복용량 자료를 받아보니, 하루 40~80㎎ 복용자가 70.3%였고 하루 160~320㎎씩 2~3년 동안 장기 복용한 환자는 0.03%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