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기사 등 도시 근로자의 육체노동 가동 연한(소득을 얻을 수 있다고 인정되는 마지막 나이)을 60살 이상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육체노동 가동 연한을 65살로 올린 판결 후 나온 첫 판결이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레미콘 기사 이아무개(55)씨가 자동차 정비업체 직원 이아무개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이씨의 노동가동연한을 60살로 인정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합의부로 환송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육체노동의 가동 연한을 60살로 보았던 종전의 경험칙은 그 기초가 된 경험적 사실의 변화에 따라 더는 유지하기 어렵게 됐다"며 "경험칙의 기초가 되는 제반 사정을 조사해 이로부터 추정되는 육체노동의 새로운 가동 연한을 도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2월21일 "사회적·경제적 구조와 생활여건의 급속한 향상·발전으로 육체노동의 가동 연한을 60살로 인정한 견해는 더이상 유지하기 어렵고, 60살을 넘어 65살까지도 가동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합당하다"고 판결한 바 있다.
이씨는 2015년 11월 자신의 레미콘 차량을 수리하러 정비업체에 갔다가 정비사 이씨의 과실로 튕겨 나온 자동차 부품에 오른쪽 눈을 다쳤다. 법원은 정비사 이씨가 주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판단해 정비사 이씨의 과실이 60% 있다고 판단했다. 1,2심은 이씨의 육체노동 가동 연한을 만 60살까지로 보고 일실수입(사고 없이 일할 때 얻을 수 있는 수입)의 60%인 3600여만원과 위자료 1500만원을 더해 51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육체노동 가동 연한을 60살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며 사건을 다시 돌려보냈다.
또 이날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부산 해운대구 광안대교에서 사고로 숨진 배아무개씨의 가족이 디비손해보험 주식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 상고심에서도 같은 이유로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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