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에서 회복하기 위해선 초기 치료가 중요한데,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 등록 환자 절반가량은 50대 이상인 반면 20~30대 청년층 이용자는 17%에 그쳤다. 각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는 중증 정신장애인 지원 등을 하고 있다. 김봉규 기자
정신질환에서 회복하기 위해선 초기 치료가 중요한데,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 등록 환자 절반가량은 50대 이상인 반면 20~30대 청년층 이용자는 17%에 그쳤다. 조현병 같은 중증 정신질환의 경우 20대 전후 발병 초기에 사회 관계망과 치료가 이어져야 증상 악화로 인한 자·타해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데, 지역사회 지원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22일 <한겨레>가 정의당 윤소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2018 국가정신건강 현황 보고서’(국립정신건강센터)를 보면, 2017년말 기준 기초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정신건강복지센터 227곳에 등록한 이용자는 7만6372명이었고, 이 가운데 50살 이상은 3만7323명(48.9%)으로 나타났다. 가장 작은 비중을 차지한 연령대는 10살 미만 2795명(3.7%), 20대 5501명(7.2%), 30대 7507명(9.8%)이었다. 전문가들은 정신건강복지센터 예산과 인력이 부족하고 사업 범위도 광범위해, 중증 정신장애인 지원에 집중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청년층은 특히 사회적 편견과 낙인으로 인해 자신의 병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까닭에 기관 등록을 기피하는 경향도 있다.
정신건강복지센터에 대한 부족한 지원도 여실히 드러났다. 기초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환자와 만나고 필요한 복지 서비스를 연계해주는 사례 관리자는 1752명으로 이들 1명이 맡는 정신장애인은 43.6명에 달했다. 전국 17개 시·도가 직업 및 재활 훈련을 하는 정신재활시설이나 정신건강복지센터 같은 기관에 투입한 예산은 약 2013억원에 그쳤다.
2017년 5월 새로운 정신건강복지법 시행 이후 강제입원(비자의) 비율은 37.9%로, 2016년보다 23.8% 줄었다. 그러나 전체 입원 환자 수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말 기준 정신의료기관 및 요양시설에 입원·입소한 정신장애인은 7만7161명으로 전년 7만9401명에 견줘 2240명 감소했다. 여전히 장기입원 구조는 지속돼 정신장애인의 평균 입원·입소 기간은 215일로 나타났다. 2016년 기준 한국의 조현병·망상장애 환자 평균 입원기간은 196.4일로, 독일(34.3일)·멕시코(65일)·체코(70.4일)·칠레(94.6일)보다 길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