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 검찰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이 14일 오전 이세민 전 경무관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수사단은 12일에도 이 전 경무관을 불러 조사했는데, 김 전 차관 사건 중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직권남용 의혹과 관련해 소환된 첫 인사다.
이 전 경무관은 2013년 3월 경찰청 수사기획관으로 김 전 차관 의혹 경찰 수사팀을 사실상 지휘하다, 한달여 만인 4월 중순 경찰대 학생지도부장으로 인사 조처됐다. 이 전 경무관이 수사기획관을 맡은 지 여섯달 만으로, 청와대의 보복성 인사라는 의혹이 나왔다. 경찰은 당시 김 전 차관 사건에 대해 뇌물 의혹 등을 포함해 전방위로 수사했으나, 이 전 경무관이 인사 조처된 이후 뇌물 의혹 등은 흐지부지됐고, 성접대 등에만 한정된 수사 결과를 내놨다. 앞서 이 사건을 조사한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지난달 25일 ‘청와대가 김 전 차관의 성접대 의혹을 수사하던 경찰 지휘부를 부당하게 인사 조처하는 등 수사에 개입한 혐의가 있다’며 곽상도 전 민정수석(자유한국당 의원)과 이중희 전 민정비서관을 검찰에 수사 권고했다.
검찰은 이번주 김 전 차관과 건설업자 윤중천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 이아무개씨도 불러 조사한다. 이씨는 2008년 강원도 원주 별장에서 윤씨 소개로 김 전 차관을 만나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왔다. 2014년 검찰 수사 때 문제가 된 동영상에 뒷모습이 나오는 여성이 자신이라고 주장했지만, 증거 부족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의 뇌물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검찰은 지난주 윤씨의 조카와 사업 관계자 등 윤씨의 주변 인물들을 불러 조사했다. 이번주 출석하는 이씨도 2013년 경찰 조사 때 ‘윤씨가 김 전 차관에게 현금이 든 것으로 보이는 봉투를 건네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만큼, 김 전 차관의 뇌물 의혹 수사에도 참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주변 인물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윤씨에 대한 소환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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