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포토] ‘아무것도 없어요…’ 잿더미된 피해 현장

등록 2019-04-05 12:31수정 2019-04-05 16:59

5일 강원도 고성군 장사동 용촌리 꽃집민박에 야생화온실하우스가 불에 타 뼈대만 남아있다. 고성/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5일 강원도 고성군 장사동 용촌리 꽃집민박에 야생화온실하우스가 불에 타 뼈대만 남아있다. 고성/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봄볕 아래 화려한 자태를 뽐내던 벚꽃은 밤사이 마을을 휩쓸고 간 화마에 검게 그을렸다.

강원도 고성군 장사동 용촌리의 탁춘하(77)씨의 입술 사이로 “어이구, 어이구…” 신음같은 탄식이 연신 흘러나왔다. 탁씨 부부는 “29년간 가꿔온 삶터가 모두 무너졌다”며 잿더미가 된 집과 온실을 망연자실한 눈빛으로 살펴봤다. 야생화 꽃집과 민박을 운영하며 이곳에 살아온 부부다. 그 와중에도 자신의 민박에 장기 투숙중이던 속초교도소 공사 인부들의 머물 곳을 찾아줘야 한다며 걱정하고 있었다.

2005년에도 강원도에 큰 산불이 있었지만 산과 마을 하나를 사이에 두고 제법 떨어진 탁씨의 집까지는 불이 붙지 않았다. 그러나 강풍이 분 올해 상황은 달랐다. 산은 멀었지만 불씨는 바람을 타고 이곳까지 순식간에 날아와 덥쳤다.

김진창 씨의 집도 완전히 타버렸다. “빈 손으로 나왔어요. 아무것도 없어요.” 차마 질문하지 못한 기자에게 그가 먼저 말했다. 전화기도, 옷도, 양말도 없이 도망치듯 대피한 모습 그대로였다. 점퍼 곳곳에는 어젯밤 대피소로 가는 길에 불이 덮쳐 난 구멍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주먹만한 도깨비불들이 여기저기 바람에 휩쓸려 다녔다”고 지난 밤의 상황을 전했다. 길가에 대피하고 있던 김씨와 마을주민들은 구급차를 타고 대피소로 이동할 수 있었다.

정부는 4일 대형 산불이 발생한 강원도 일원에 5일 오전 9시를 기해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했다. 재난사태가 선포된 지역은 강원도 고성군, 속초시, 강릉시, 동해시, 인제군 일원이다. 정부는 사태 조기 수습을 위해 가용 자원을 신속하게 투입해 피해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재난사태를 선포한다고 설명했다. 현장의 사진을 모아본다.

탁춘하(77)씨 5일 강원도 고성군 장사동 용촌리 꽃집민박에서 불타버린 집을 바라보고 서 있다. 고성/백소아 기자
탁춘하(77)씨 5일 강원도 고성군 장사동 용촌리 꽃집민박에서 불타버린 집을 바라보고 서 있다. 고성/백소아 기자
5일 강원도 고성군 장사동 용촌리 꽃집민박에서 소방관과 가족들이 잔불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5일 강원도 고성군 장사동 용촌리 꽃집민박에서 소방관과 가족들이 잔불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김진창(77)씨 5일 강원도 고성군 장사동 용촌리에서 불타버린 집을 살펴보고 서 있다. 고성/백소아 기자
김진창(77)씨 5일 강원도 고성군 장사동 용촌리에서 불타버린 집을 살펴보고 서 있다. 고성/백소아 기자
강원 고성군 장사동 용촌리의 한 축사에 코가 검게 그을린 소와 송아지가 남아 있다. 지난 밤 산불로 이 축사의 소 6마리 중 2마리 죽음었다.  주인은 한 마리 엉덩이에는 불붙어서  난 상처를 보며 “어제 우사로 가서 풀어주려고 했지만, 연기가 너무 많이 나서 접근할 수 없었다”고 안타까워했다. 고성/백소아 기자
강원 고성군 장사동 용촌리의 한 축사에 코가 검게 그을린 소와 송아지가 남아 있다. 지난 밤 산불로 이 축사의 소 6마리 중 2마리 죽음었다. 주인은 한 마리 엉덩이에는 불붙어서 난 상처를 보며 “어제 우사로 가서 풀어주려고 했지만, 연기가 너무 많이 나서 접근할 수 없었다”고 안타까워했다. 고성/백소아 기자
5일 강원도 속초시 대조영 세트장에서 군인들이 복구잡업을 하고 있다. 속초/백소아 기자
5일 강원도 속초시 대조영 세트장에서 군인들이 복구잡업을 하고 있다. 속초/백소아 기자
강원 고성·속초 일대 산불 이틀째인 5일 오전 속초시의 한 폐차장에 주차됐던 차량들이 불에 타 있다. 속초/백소아 기자
강원 고성·속초 일대 산불 이틀째인 5일 오전 속초시의 한 폐차장에 주차됐던 차량들이 불에 타 있다. 속초/백소아 기자
강원 고성 산불 이틀째인 5일 진화작업에 투입된 헬기가 강원도 고성군 장사동 용촌리 상공에서 물을 쏟아내고 있다. 고성/백소아 기자
강원 고성 산불 이틀째인 5일 진화작업에 투입된 헬기가 강원도 고성군 장사동 용촌리 상공에서 물을 쏟아내고 있다. 고성/백소아 기자
5일 강원도 고성군 장사동 용촌리 꽃집민박 앞 벚꽃이 불에 타 있다. 고성/백소아 기자
5일 강원도 고성군 장사동 용촌리 꽃집민박 앞 벚꽃이 불에 타 있다. 고성/백소아 기자
고성·속초/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단독] 도이치 주범 “주가조작은 권오수·김건희 등 합작품인 듯” 1.

[단독] 도이치 주범 “주가조작은 권오수·김건희 등 합작품인 듯”

오늘 오전 11시45분, 입시비리·감찰무마 혐의 조국 대법원 선고 2.

오늘 오전 11시45분, 입시비리·감찰무마 혐의 조국 대법원 선고

[단독] 김용현 “윤석열, 직접 포고령 법률검토 했다” 3.

[단독] 김용현 “윤석열, 직접 포고령 법률검토 했다”

윤, 김용현·경찰 투톱과 안가 회동…군·경 동원 내란 기획 4.

윤, 김용현·경찰 투톱과 안가 회동…군·경 동원 내란 기획

[단독] 윤, 조지호에 6차례 ‘의원 체포’ 지시…계엄 해제 뒤 “수고했다” 5.

[단독] 윤, 조지호에 6차례 ‘의원 체포’ 지시…계엄 해제 뒤 “수고했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