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고성·속초 일대에 산불이 이어지고 있는 5일 속초 교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주민들이 불길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밤사이 강풍을 타고 번져 인제, 고성·속초, 강릉과 동해까지 집어삼킨 산불을 잡기 위해 5일 모든 가용 인원과 장비가 총동원된다. 정부와 산림당국은 이날 날이 밝자 산불이 난 동해안 지역에 진화 헬기 45대와 진화 차량 77대, 1만3천여 명의 인력을 대거 투입, 진화에 나섰다.
전국의 소방차량과 산림청 헬기를 동해안 산불 지역으로 집중적으로 배치한다.
밤사이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확산한 산불은 진화 헬기가 대거 투입되면 어느 정도 진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4일 인제에서 시작된 불은 밤사이 초속 20∼30m의 강풍을 타고 번져 고성지역 콘도와 속초 시내, 강릉 옥계와 동해 망상까지 집어삼켰다.
현재까지 산림 피해면적은 고성산불 250㏊, 강릉산불 110㏊, 인제산불 25㏊ 등 38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축구장 면적(7천140㎡)의 539배에 달하고, 여의도 면적(290㏊)을 크게 웃돈다.
지난 4일 오후 8시 20분께 고성군 토성면의 한 도로에서 A(58)씨가 연기에 갇혀숨지는 등 현재까지 집계된 인명피해는 1명 사망, 11명 부상으로 파악됐다.
대피 인원은 4천230명으로 파악됐다.
고성·속초 산불로 주택과 창고 등 200여채가, 강릉산불로 주택 등 110여채가 소실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전쟁 같은 산불이 덮친 밤, 가까스로 몸을 피한 주민들과 관광객들은 대피소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거나 밤이 늦도록 쉽게 잠들지 못했다.
육군 8군단 예하 부대 장병 2천500여 명도 강풍을 타고 부대로 번지는 산불을 피해 안전지대로 대피했다.
강릉 옥계에서 발생한 산불은 강풍을 타고 번져 동해 실버타운, CNG 기지, 망상오토캠핑장까지 집어삼켰다.
동해고속도로와 7번 국도 일부 구간의 양방향 차량 통행이 밤사이 전면 통제됐으나 바람이 잦아들면서 통행이 재개됐다.
산불의 급속 확산으로 막대한 피해가 난 속초와 고성은 각 25개 학교와 20개 학교 등 모든 학교에 휴업령을 내렸다.
또 강릉 옥계 2개 학교, 동해 1개 학교 등 도내 52개 학교가 휴업한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바람이 워낙 강하고 빠르게 불어 진화보다는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최대한 빨리 진화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문호 소방청장도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서 소방차를 총동원했고, 산불 진화용은 아니지만, 소방헬기 30대를 날이 밝는 대로 투입해 인명검색과 진화 활동에 최대한 빠르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재현 산림청장 역시 "산불 상황을 지켜보며 진화 헬기를 효율적으로 배치해 총력 대응하겠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