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왼쪽)과 이석채 전 KT 회장(오른쪽) 한겨레 자료 사진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딸의 케이티(KT) 특혜채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석채(74) 전 케이티 회장의 비서실장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 전 회장은 업무방해 혐의로 최근 구속된 서유열(63) 전 케이티 홈고객부문 총괄사장의 유일한 ‘윗선’이다.
서울남부지검은 전날 케이티가 지분을 갖고 있는 케이뱅크 사장실과 본부장실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4일 밝혔다. 심아무개 케이뱅크 은행장은 김 의원 딸의 특혜채용 의혹이 불거진 2012년 하반기 대졸 공채 당시 이 전 회장의 비서실장을 맡고 있었다. 옥아무개 케이뱅크 경영기획본부장은 이 전 회장의 비서팀장이었다.
검찰은 사무실 압수수색과 함께 심 은행장과 옥 본부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22일 이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재임 기간 부정 채용을 주도했는지, 정치권 등의 채용 청탁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에서 가장 먼저 구속된 김상효 전 케이티 인재개발실장에 대한 검찰 공소장을 보면, 김 전 인재개발실장 등은 대졸 공채 채용과정에서 사회지도층 인사들로부터 청탁을 받거나 회장이나 사장 등이 관심을 가지는 특정 지원자들을 ‘내부임원추천자’나 ‘관심지원자’로 분류해 별도 명단으로 관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이날 한국방송(KBS)은 이 전 회장 비서실에서 부정채용을 지시한 증거 가운데 하나인 사내 이메일이 삭제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케이티의 모든 사내 메일은 내부 서버에 자동 저장되는데, 비서실과 오간 메일만 사라졌다는 것이다. 케이티 쪽이 사전에 조직적인 증거 인멸을 시도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는 가운데 검찰은 “이메일 삭제 여부에 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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