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티(KT) 채용 비리 6건 관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서유열(63) 전 케이티 커스터머부문장(사장)은 1982년 케이티에 입사해 마케팅전략팀과 경영지원실 등을 두루 거친 ‘원조 케이티맨’이다. 32년 동안 케이티에 근무하며 경영지원실장, 프로농구단장 등을 거쳤다.
26일 케이티 출신 전직 임원들의 말을 들어보면, 그는 남중수 사장 시절 기업영업부문장(전무)으로 근무할 때 자회사로 나갈 대상으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케이티 최고경영자로 이석채 회장이 오면서, 케이티 내부 경북 경주·포항 출신 등 이른바 ‘영포라인’을 등에 업고 실세로 부상했다. 서 전 사장은 경주 출신으로, 경주고를 졸업했다. 서 전 사장 형이 이명박 대통령과 고교 동창이라는 얘기가 돌기도 했다.
‘경영디자인티에프‘란 이름의 ‘신임 회장 인수위원회’에 참여해 이석채 회장을 맞아들이는 일에 앞장섰고, 이 회장 취임 뒤에는 3년 만에 전무에서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이후 이 전 회장의 불법·편법 행위를 실행하거나 보좌하는 ‘행동대장’ 혹은 ‘해결사’를 자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전 회장은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으로 있을 때, 에스케이(SK) 계열사 사외이사를 한 이력이 있어 케이티 최고경영자로 올 수 없었는데, 서 전 사장을 비롯한 케이티 내부 인수위가 주축이 돼 정관을 바꾸면서 회장 취임이 가능해졌다.
케이티 전직 임원들은 “서 전 사장은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의 부탁을 받고 ‘대포폰’을 만들어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딸 채용 비리도 이런 맥락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재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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