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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검, 공정성·정치 논란 ‘이중부담’ 특수단→특검 2단계 수사 유력

등록 2019-03-25 21:23수정 2019-03-25 21:26

특별수사단 수사 뒤 특검 넘기면
‘셀프 수사’ 논란 덜고 속도 빨라
‘특임검사 통해 신속 수사’ 주장에
‘법무장관이 특검 발동을’ 요구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한겨레> 자료사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한겨레> 자료사진
25일 오후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의 ‘김학의 재수사’ 및 ‘곽상도·이중희 수사’ 권고가 나온 직후,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이를 곧바로 대검찰청에 내려보냈다. 검찰은 과거 자신들의 손으로 두차례 무혐의 처분한 김학의 전 차관 사건은 물론, 검찰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야당 정치인까지 수사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법조계에서는 검찰 조직의 명운이 걸린 상황이어서 검찰이 직접 수사하더라도 과거와는 확실히 다른 강도의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이날 저녁 퇴근길에 ‘수사 방식’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법무부에서) 자료가 오면 판단하겠다”고 했다.

다만 검찰이 ‘결자해지’에 나서면 수사 효율성은 몰라도 공정성까지 만족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예상을 깨고 1차 수사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까지 수사 대상에 포함되면서, 정치적 중립성까지 고민해야 할 처지가 됐다. 한 부장검사는 “검찰 출신 인사들을 수사해야 하는 부담도 있지만, 여당(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빠지고 야당 정치인만 수사 대상에 포함되면서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되는 것도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검찰 안팎에서는 ‘2단계 수사’를 전망하는 이들이 많다. 검찰이 꾸린 ‘특별수사단’이 먼저 수사에 착수해 증거 확보 등 초기 수사를 진행한 뒤, 이후 정치권 합의가 이뤄지면 ‘특별검사’에게 수사를 넘기는 방안이다. 이렇게 하면 특별수사단이 곧바로 수사에 돌입하기 때문에 정치권의 특검 합의 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결과적으로는 특검이 수사와 기소를 책임지기 때문에 공정성 시비나 정치적 논란에 따른 부담도 덜 수 있다. 한 차장검사는 “검찰 내에서도 하루빨리 특검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검찰총장이 ‘특임검사’를 임명해 신속하게 수사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임검사는 상부의 지휘 없이 수사 결과만 총장에게 보고하게 돼 있어 독립적인 수사가 어느 정도 보장된다. 하지만 특임검사의 수사 대상은 ‘검사의 범죄 혐의’로 한정돼 있고 수사 범위도 제한적이다. 한 부장검사는 “특임검사 제도는 현직 검사의 비위를 수사해야 할 경우를 상정한 것이다. 전직 검사들이 연루되어 있고 청와대 외압 의혹까지 뻗어가 있는 김 전 차관 수사에는 적절치 않다”고 했다.

결국 특검 수사로 결론을 내야 한다는 것인데, 여야 합의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자유한국당은 김 전 차관 수사를 ‘황교안 대표에 대한 탄압’으로 규정하고 “김학의 특검과 동시에 드루킹 재특검”을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이날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는 특검이 아닌 검찰 또는 특임검사 등을 통한 재수사를 강조했다. 반면 정의당은 “여야 없이 즉각 특검 실시를 합의하여 문제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여야 합의 없는 특검 수사도 가능하다. 2014년 6월 국회에서 통과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에서는 ‘법무부 장관이 이해관계 충돌이나 공정성 등을 이유로 특별검사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특검 발동’이 가능하게 돼 있다. 여야 합의가 필요한 법률 제정 없이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결단’으로도 가능한 ‘상설 특검’을 활용하면 된다는 얘기다. 이날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검경소위 위원장인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은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지금 제도로 충분히 진상규명을 할 수 있는 것을 왜 하지 않고 말로만 떠드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임재우 김태규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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